中 '멜라민 분유' 진상 은폐..9개월간 '쉬쉬'

입력 2008. 9. 23. 10:50 수정 2008. 9. 23. 10: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리창장 질검총국장 사표…관련 고관들 줄줄이 낙마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 중국 '멜라민 분유' 파문을 촉발한 싼루(三鹿)사는 이미 9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자사 분유를 먹은 아기들이 신장결석에 걸렸다는 진정을 접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국 지방정부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을 6일 앞둔 지난 8월2일 싼루사로부터 분유가 멜라민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았으나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런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중국 최고지도부는 멜라민 분유 파문을 사전에 적발하지 못한 리창장(李長江)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 국장의 사표를 받아내는 등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있다.

◇ 싼루사와 지방정부의 진상 은폐 및 늑장 대처 =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을 함유한 분유를 생산한 싼루사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이번 파문의 진상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 신화통신은 22일 정부 조사단의 공식 조사 결과, 싼루사가 멜라민 분유에 대해 작년 12월부터 거짓말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수만명의 영아들이 신장결석에 걸리고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싼루사는 신장결석증에 걸리는 아기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항의를 접수하고서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6월 뒤늦게 실험을 실시해 분유에 멜라민 섞여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특히 싼루사 본사가 소재한 스자좡(石家庄)시의 고위 관리들은 지난 8월2일 싼루사로부터 멜라민 분유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나 상부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규정을 어기고 상부기관인 허베이(河北)성 정부나 국무원 관계 부서에 아무런 보고를 하지 않았던 스자좡시 당위원회와 시정부는 베이징올림픽이 폐막한 뒤인 지난 9일 뒤늦게 상부에 보고를 했다.

스자좡시 당국이 멜라민 분유 파문을 1개월 이상 은폐한 것은 올림픽 개막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사건을 터뜨리면 중국의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위력 발휘하는 '고관문책제' = 중국 최고지도부는 정부 부처가 업무수행 도중 오류를 범할 경우 행정수장에게 책임을 묻는 이른바 서구식 고관문책제를 통해 이번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최고지도부는 신장결석 환자가 5만3천명으로 늘어나고 4명이 숨지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장관급인 리창장 질검총국장에게 감독 부실의 책임을 물어 사직서를 받아냈다.

리 국장은 멜라민 분유 파문 이후 옷을 벗은 최고위직이다. 또 싼루사 본사가 있는 스자좡시의 우셴궈(吳顯國) 당서기도 옷을 벗었다. 지춘탕(冀純堂) 시장과 장파왕(張發旺) 부시장은 이미 사직했다.

중국 지도부가 최근 대형 안전사고나 식품안전사건과 관련이 있는 고위 관리들을 줄줄이 문책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서비스 지향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 중국이 적극 도입하고 있는 고관문책제의 가장 큰 희생양은 멍쉐눙(孟學農) 산시(山西)성 성장이었다. 그는 지난 14일 대규모 사망자를 낸 산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 변호사들에게 피해자 무료 법률자문 금지령 = 중국 당국은 멜라민 분유 파문이 집단 시위나 사회불안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변호사들에 대해 피해자들에 대한 무료 법률자문 금지령을 내렸다.

홍콩 신문들은 23일 중국 사법당국이 이번 멜라민 분유 파문으로 피해를 입은 부모들에게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90명의 변호사 모임에 대해 손을 떼라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변호사들은 "지방정부 사법당국이 무료 변호 모임에서 탈퇴하라는 압력을 행사하거나 그래도 기어코 돕고 싶다면 친정부 기관인 지역별 변호사협회를 통해 도와주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yskwon@yna.co.kr

<긴급속보 SMS 신청>

<포토 매거진>

<스포츠뉴스는 M-SPORTS>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