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을 들으려면 'Skit(스킷)'을 기억하세요

2008. 8. 3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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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영웅 기자] 평소 힙합을 즐겨 듣는 이라면 누구나 'skit(스킷)', 'intermission(인터미션)', 'interlude(인터루드)'등이 적힌 앨범 속 트랙리스트를 자주 접해 보았을 것이다. 하나의 앨범을 구성하는 많은 노래들이 때론 노래 하나하나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마치 장편소설이나 영화처럼 음반에도 하나의 주제아래 이야기가 펼쳐지듯 노래들간의 부드러운 흐름이 존재한다.이런 흐름 속에서 각각의 노래 사이에 다리를 놓듯 부드러운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킷'이다.

'skit(스킷)'이란 원래 '가벼운 풍자문', '짧은 연극'이란 뜻을 가지고 있지만 힙합에서는 '노래 중간중간에 지루하지 않도록 삽입하는 상황연출' 정도로 정의되고 있다. 이는 음악을 부드럽게 마무리짓거나 다음 곡의 예고편 정도로 앨범안에 삽입되곤 하지만 때론 앨범의 컨셉과 무관하게 우스꽝스런 농담따먹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거나 그저 웃음만을 주기보다 무반주랩을 통해 듣는 이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메시지를 주는 경우로 사용되기도 한다.

가요계의 한 주류로 자리잡은 알앤비나 힙합장르에서 이제 'skit(스킷)'트랙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럼 국내, 국외 음반들중 명곡만큼이나 주목받았던 스킷 트랙에는 뭐가 있을까.

앨범에도 카메오출연이?

CB MASS - '노박사 심리클리닉', MassAppeal(2003) / 다이나믹듀오 - 'Taxi Driver'(2004) / 'Intro' Double Dynamite(2005) / 데프콘 - '염문설' Lesscon 4 the People(2003)

최근 새 앨범 'Last Days : 최후의 날'을 발표하고 활동을 앞두고 있는 다이나믹듀오의 앨범에는 각종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퀵마우스' 노홍철이 앨범에 참여해 큰 재미를 주고 있다. 노홍철은 노래사이사이에 노박사와 택시드라이버로 등장해 확실한 웃음을 주는데 CB MASS(씨비매스)의 2003년작 'MassAppeal' '노박사 심리클리닉'에서는 변태 심리치료사로 출연하는 노홍철의 재치있고 여전히 거침없는 입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케이블방송에서 패널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LJ는 다이나믹듀오의 2005년 '더블다이나마이트' 앨범에 참여해 코믹한 목소리로 후배의 자살을 막는 역할로 등장,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김구라는 '노숙자 트리오'로 활동하던 무명시절 친분으로 인해 랩퍼 데프콘의 앨범에 참여했다. 데프콘의 여자친구가 바람피는 장면을 목격, 전화로 현장을 고발하는 역할을 맡은 김구라는 이 스킷을 통해 '염문설'이라는 다음 곡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고 있다. 욕이 꽤나 들리지만 유쾌한 스킷.

외국음반에서 한국어 랩이?

외국 힙합앨범에 스킷의 형식으로 한국어랩이 삽입되는 경우가 있는데 어눌한 말투지만 왠지 모를 반가움이 전해져 재미를 주고 있다.

Method Man & Redman - "Dat's Dat S**t" Blackout(1999) / Fabolous - "Baby" Real Talk(2004)

우탱클랜(Wu-Tang Clan)의 멤버 메쏘드 맨(Method Man)과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히트곡 '더티(Dirrty)'에서의 랩으로도 잘 알려진 뉴저지 래퍼 레드맨(Redman)의 앨범에서는 한국어가 종종 등장해 귀를 의심케 한다. 특히 한국계인 할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레드맨의 거의 모든 앨범에서는 어눌한 그의 한국어 랩을 들을 수 있다. 갑작스레 들리는 라디오 DJ의 인사말 "여기는 가장 따끈따근한 라디오 스테이션". 또 세븐의 미국진출을 돕고 있는 랩퍼 페볼러스(Fabolous)의 앨범 속에서는 한국어로 녹음된 어느 여성의 전화메시지가 삽입돼 있어 힙합 리스너들로부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에픽하이 - '신사들의 몰락' High Society(2004) / 드라솔(De La Soul) - "Skit" De La Soul is dead(1991) / 에미넴(Eminem) - 'Steve Berman (Skit)' The Marshall Mathers LP(2000)

최근 일본에서의 첫 콘서트를 성황리에 끝마친 에픽하이의 앨범 속에서도 스킷은 등장한다. 고상한 클래식음악을 배경으로 품위를 지켜가던 에픽하이 멤버들은 앨범의 마지막, 결국 신사들의 품위는 온데간데 사라지고 싸우고 마는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3인조 힙합그룹 드라솔(De La Soul)은 '스킷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앨범 속에서 재치있는 스킷들로 유명하다. 드라솔은 이야기를 들려주듯 스킷을 쏟아내며 명반으로서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데뷔앨범의 대성공이후 집중되는 각종 미디어 여론에 대한 분노, 심지어는 팬들의 지나친 관심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마는 에미넴만의 심정을 토로한 곡 'The Way I Am'. 명곡이 되버린 이 곡앞에 Skit이 삽입되어 자연스레 분위기를 이어준다. 데뷔를 위해 제작한 자신의 노래를 어느 음반사 사장에게 건네주고나서 그로부터 온갖 욕설을 듣게 되는데.

음반안에서 마치 양념처럼 첨가되어 곡 하나하나를 더욱 빛나게 해주는 '스킷'. 그 안에 담긴 사연이나 다음 곡과의 연관성 등을 이해해서 듣는다면 힙합을 듣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엉뚱한 양념들이 대책없이 첨가되어 요리를 망쳐 놓듯이 노래들간의 연결성이 없고, 무성의하게 제작된 '스킷'들은 음반을 더욱 빛나게 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음반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격이 될 것이다.

힙합을 듣는 또다른 재미 '스킷'. 음식의 제 맛을 내게 하는 양념처럼 맛있게 첨가되어 리스너들에게 귀로 듣는 즐거운 음악식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다이나믹듀오(위)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CB MASS, 다이나믹듀오, 매쏘드맨, 레드맨, 에픽하이, 드라솔, 에미넴 앨범 커버]

(박영웅 기자 her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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