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원준희, 잠적 18년 만에 고백 "나를 찾고 싶었다"


돌연 사라졌던 미녀가수 원준희, 18년만에 말문을 열다.
미모의 여가수 원준희가 18년여만에 은퇴 당시의 배경과 그간의 생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이라는 노래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음에도 불구, 홀연 모든 부와 명성을 버리고 그해 9월 미국으로 떠나 궁금증을 자아냈왔던 그였다.
이후 결혼을 하고, 세아이의 엄마가 된 원준희는 18년이라는 세월마저 무색케 하는 변함없는 외모를 바탕으로 최근 컴백 앨범을 발표했다. 그가 선보인 신곡 '애벌레'는 우울증을 딛고 일어서 꿈을 향해 내달려온 그의 삶과 유관한 멋진 가사와 멜로디를 지닌 노래다.
"제가 스물 한살때였죠. 2집까지 전부 녹음을 다해놓고 갑작스럽게 미국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말그대로 난리가 났었지요. 방송사에서는 스케줄에 펑크를 냈다면서 방송정지를 내리기도 했더군요. 드라마틱한 시간이었지요."
당시 떠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원준희는 "얼마전 가수 이상은씨가 갑자기 일본으로 간 것을 두고 지나가던 거리에서 떡볶이도 먹지 못해 그랬다는 말을 듣고 딱 내 생각이 났다"면서 "남자친구도 만나고 영화도 보고 친구들하고도 어울리고 싶었지만 전혀 그러질 못하는 생활을 하면서 나를 전혀 못알아보는 그런 곳으로 가고 떠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3개월 정도 사귀었던 지금의 남편이 용감하게 함께 떠나자 했는데 그게 그렇게 멋져보였다"면서 "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을 했는데 그때 친어머니도, 남편의 현미 어머님도 결혼식에 오시질 않은 채 조촐히 처러졌다"고 설명했다.
당시 가요계에는 원준희에 이어 얼마되지 않아 '바람아 멈추어 다오'의 이지연 마저 잠적, 두 미녀 가수의 행방에 크고 작은 관심이 집중됐던 터였다.
이에 대해 원준희는 "(이)지연이는 나보다 더 심했던 걸로 안다"고 웃음지으면서 "나중에 미국에서 따로 만나 서로의 용감함에 대해 한참이고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노래방에 가서 히트곡도 한참이고 부르고 또 속상할 때마다 항상 연락을 하고 지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그의 미국 생활은 괜찮았다. 아내로, 엄마로 지내오면서 각각에 충실했고, 꽤 부유한 가정도 함께 만들어갔다. 물론 힘겨운 점도 없지 않았다. 그는 우울증을 크게 앓기도 했다. 미국에서의 노상강도 경험, 또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속에서 지워버릴 수 없었던 가수로서의 열정과 꿈, 친구하나 없는 외로운 타지 생활 등이 얽히고 섥혀가며 만들어낸 우울증이었다.
원준희는 "극심했던 우울증은 다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바탕으로 운동을 하고 라틴댄스 등을 배우면서 하나둘씩 극복할 수 있었고 지금은 말끔히 치유됐다"면서 "신곡 '애벌레'는 이런 내 이야기를 바탕으로 힘겨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내용으로 쓰여졌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새 음반은 부활의 보컬 정동하와 듀엣으로 부른 '애벌레'외에 잔잔하면서도 고급스런 '거울앞에서', 자신의 히트곡을 편곡한 '사랑은 유리같은 것'으로 채워졌다. 모두 내로라한 국내 록밴드 출신의 뮤지션들이 그의 음반을 거들었다.
원준희는 남편과 첫째 아들을 미국에 둔 채 지난 2006년 귀국, 뜻깊은 음반을 준비해왔다. 둘째와 셋째 아이와 함께 서울 동부이촌동에 거주하고 있다. 매일같이 시어머니인 가수 현미의 문안을 여쭈기도 하고, 또 선배 가수인 현미는 며느리의 활동에 크고 작은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죽을 때까지 좋은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인순이씨가 불렀던 '거위의 꿈' 처럼 늘 희망을 주는 그런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우아하게 남겠습니다."
원준희는 9월 중순부터 각종 방송활동을 개시한다. 다시 서게된 무대에 대한 설레임에 대한 질문에 그는 배시시한 웃음만 머금었다.
<강수진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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