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는 박태환 더 빨랐다'

2008. 8. 1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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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레인에 박태환(19·단국대), 6번 레인엔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나란히 섰다.

12일 올림픽 수영경기장 '워터 큐브'를 가득 채운 관중의 함성은 펠프스의 9번째 올림픽 금메달에만 온통 신경을 쏟았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오른손, 왼손을 털며 가볍게 몸을 푼 박태환은 출발대로 올라서 몸을 굽혔다. "삑-!" 경쾌한 신호음과 함께 박태환이 몸을 날렸다. 반응속도 0.67로 8명의 결승진출자 가운데 가장 빠른 출발.

물속에서 10여m를 전진한 뒤 박태환이 4번째 스트로크를 하며 선두권으로 나설 무렵 1m 앞에서 옆 레인의 펠프스가 마치 괴물처럼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엄청난 허리 힘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15m 이상 잠영으로 치고 나간 펠프스에게 박태환은 처음부터 압도된 느낌이었다.

50m를 24초31에 찍고 일찌감치 앞서가는 펠프스를 따라 3위(24초91)로 첫번째 구간을 턴한 박태환은 100m지점에서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펠프스는 이미 박태환보다 1초 이상 앞서갔다. 50m를 돌았을 때 몸통 하나 정도 차이가 났고, 100m를 돌자 펠프스는 전신 하나 차이를 내며 달아났다.

이제 관심은 2위 싸움. 박태환은 150m 지점에서 밴더케이에게 뒤져 3위로 밀렸으나 마지막 50m 구간에서 특유의 폭발력으로 2위를 되찾았다. 1분44초85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골인. 마지막 구간 랩타임은 26초17로 펠프스에 0.05초밖에 뒤지지 않았다.

1분42초96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펠프스는 공식 인터뷰에서 "박태환이 막판 스퍼트에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승부를 걸었고, 마지막에도 리드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유형 400m에서 준우승한 장린(중국)을 포함해 우리 아시아인들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말했다.

"펠프스를 흉내낼 수는 있어도 그를 넘어서긴 힘들 것 같다"고 말한 박태환은 "키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고, 턴 훈련을 보완하겠다"며 훗날 더 멋진 경기를 예고했다.

<베이징 |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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