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평론가가 본 서태지 8집, "노랫말은 작가적, 음악은 대중적"

[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서태지가 4년 6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서태지는 29일 오전 9시를 기해 지난 2004년 7집 '라이브 와이어'를 낸데 이어 8집 싱글 '모아이'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발표했다.
서태지의 컴백에는 다소 이색적인 진풍경도 연출됐다. 서태지의 새 앨범을 사기 위해 팬들은 이날 새벽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 핫트랙스 레코드 가게 앞에 줄을 섰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자 컴백한 서태지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 현상이었다.
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로 출발한 서태지는 당시 원조 아이돌 그룹으로써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과 패션 코드를 만들어내 '문화 대통령'으로 불렸다. '창조적 괴로움'을 토로하며 1996년 1월 팀을 해체한 서태지는 이후 솔로 앨범을 낼 때마다 늘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부분을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자기만의 스타일에 빠져 대중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받았다.
하지만 서태지는 5집 얼터너티브, 6집 하드코어, 7집 감성코어 등 컴백하는 매 앨범마다 가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녹슬지 않는 위용을 드러냈고 이번 앨범 또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며 하반기 가요계에 판도변화를 예고케 했다.
컴백한 서태지가 내놓은 곡은 네 곡. 타이틀곡 '모아이(Moai)'를 비롯해 '휴먼 드림'(Human dream), '틱탁'(T'IKT'AK), '모아이 리믹스'(RMX) 등 네 트랙이다.
서태지의 컴백작인 8집 싱글을 두고 음반 평론가들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그동안 서태지가 추구해온 실험적인 음악성과 다소 의외인 대중적인 음악성이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는 것.
음악평론가 성시권씨는 "가장 서태지스러운 음악이 나온 것 같다"며 "한국적인 전자음악, 즉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많이 가미됐고 도입시켰다. 크로스오버적인 성향도 있다. 일렉트로닉과 팝, 댄스 성향을 함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컴백에 앞서 앨범에 대한 많은 고뇌와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음악적 사운드가 신선하고 얼터너티브 장르를 가급적 배제시키면서 창조적인 리듬과 멜로디에 신경을 많이 썼다. 여기에 대중적이면서도 작가적인 노랫말 등 대중친화적인 요소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서태지의 아우라를 8집에서 정립시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철, 윤도현 등의 수많은 히트곡을 낸 작곡가 겸 음악 평론가 전해성씨는 "전작 앨범에 비해 전체적으로 라이트해지고 노련미가 묻어난다. 여러 가지 멜로디적 소스와 프로그래밍 등 노력한 흔적이 많다"며 "기존 서태지의 마니아 팬들을 충족시키면서 요즘 아이들까지 의식한 일렉트로닉 장르를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는 대중 친화적인 앨범"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험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전 씨는 "실험적인 부분과 새로움에 있어서는 기존보다 좀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표방하는 주제의식과 노랫말에서 볼 수 있듯 무거운 주제에 비해 음악이 너무 라이트해 매칭이 안 되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음악 평론가들에 따르면 대체로 이번 서태지의 앨범은 전체적으로 실험적인 것과 대중적인 것 사이에서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전체적으로 무거움을 벗고 아이돌 시절의 음악으로 돌아간 것 같다. 선율감과 멜로디감을 많이 회복했다"며 "잘 들리고 잘 달린다. 오락실의 뿅뿅 사운드 등 조금 빈티지적인 사운드도 줬다. '모아이'의 경우 말랑말랑적이고 팝 적인 느낌이 들고 세번째 노래 '틱탁'의 경우 전자음악, 즉 일렉트로닉과 록을 결합시켰지만 록 기운을 많이 줄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모아이'와 '휴먼 드림'의 경우 SG워너비와 이효리와는 전혀 다른 질감이다. 창작 음악가의 위치는 잃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쉬운 점은 메세지를 전달하려면 가사가 잘 들려야하는데 가사가 잘 안들려 아쉬웠다. 보컬을 왜 약하게 처리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라는 새로운 장르를 내세우며 컴백한 서태지는 사전 예약 판매 만으로 10만장을 돌파했다.
[8집 '모아이'로 4년 6개월 만에 컴백한 서태지. 사진제공 = 서태지 컴퍼니]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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