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성명서 '금강산·10.4선언' 문구 빠져(종합2보)

입력 2008. 7. 25. 18:52 수정 2008. 7. 25.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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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0.4선언' 삭제 요청..'금강산사건'도 동시 삭제(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의장성명에 동시에 포함됐던 '금강산피살'과 '10.4남북정상선언' 관련 문구가 우리 정부의 요구로 삭제됐다.

이에 따라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의장성명 채택 하루만인 25일 `수정본'을 각국에 회람시켰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오늘 아침 이용준 차관보가 싱가포르 외교차관과 만나 10.4선언 관련 문구를 빼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10.4선언 관련 문구를 빼면서 금강산피살 관련 문구도 같이 삭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보는 싱가포르 외교차관에게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10.4선언과 관련한 발언은 북한 밖에 하지 않았는데 왜 의장성명에 포함됐느냐'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그는 "금강산 관광객 총격 피살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지지하는 발언은 우리 뿐만 아니라 5∼6개국 외교장관이 함께 했다"며 "충분한 효과를 봤다는 판단 아래 두 문구를 함께 빼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어제 발표한 성명서가 참가국들에 회람도 없이 바뀔 수도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ARF 의장성명은 (참가국의) 서명 없이 의장국이 회의에서 나온 발언을 정리한 것일 뿐"이라며 "내년 ARF 회의에 넘어가는 의장성명에는 두 문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명에 포함됐던 `10.4 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란 문구의 경우 북한도 그런 얘기를 한적이 없다"면서 "그 의미를 모르고 싱가포르 외교부가 의장 성명에 넣은 것인데, 그대로 두면 앞으로 몇 년간 두고두고 인용이 될 것 같아 오늘 노력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ARF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24일 금강산 피살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10.4 남북정상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를 지지한다는 남북 양측의 입장을 반영한 의장성명을 발표했다.

10.4선언이 담길 가능성을 낮게 봤던 우리 대표단은 당일 이런 성명의 내용이 알려지자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외교소식통은 "한국이 의장국인 싱가포르 측에 10.4선언과 관련한 내용을 빼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으나 그 이유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명 최종본에 10.4선언이 포함된 배경을 설명했다.

ARF 의장성명은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가 회담 결과를 모아 발표한 것으로, 참가국들 간의 합의나 협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의장국 싱가포르의 직권에 따른 성명이다. 그만큼 구속력이 적다.

외교 소식통은 "참가국 합의를 통해 도출되는 공동성명과 달리 의장성명은 의장국이 참가국들의 입장을 수렴, 자기 재량으로 내는 문서라서 일부 참가국의 반대로 수정본이 나오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10.4 선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승계한다거나 부정한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6.15, 10.4선언을 포함한 남북간 기존 합의의 이행을 북과 협의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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