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이냐, 님이냐

2008. 7. 2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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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 vs 드라마 '섬머 빅뱅'… 쌍끌이 인기몰이 관심'놈놈놈' 첫주 219만… 올 최고 흥행 기록 초읽기이야기꾼 이준익 감독 '님은 먼곳에' 24일 개봉

올해 한국영화계 최고의 화제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이 개봉(17일) 첫 주 219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 첫 발을 가볍게 뗐다. 1일 평균 관객이 54만 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놈놈놈>의 올해 최고 흥행 기록(<추격자>ㆍ550만 명) 경신은 시간문제라는 게 영화계의 분석이다.

정작 충무로의 관심은 최근 한국 여름 극장가의 뚜렷한 한 경향으로 자리잡은 '쌍끌이 흥행'이 재현될까에 일찌감치 쏠려 있다. 순제작비 70억원의 대작 <님은 먼곳에>가 <놈놈놈>의 바통을 이어 24일 개봉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여름 극장가 장사는 한국영화 2편이 도맡아 왔다. 2006년엔 <한반도>와 <괴물>이 2주 간격으로 개봉, 1,680만 관객을 모아 여름 극장가를 점령했다. 지난해에도 730만명과 842만명의 관객이 각각 <화려한 휴가>와 <디 워>를 찾았다.

투자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충무로에게 '쌍끌이 흥행'이라는 단비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 <놈놈놈>과 <님은 먼곳에>가 맞대결을 마다하지 않으며 1주 간격으로 관객을 찾는 속 마음엔 '쌍끌이의 추억'을 다시 현실로 불러내고픈 의도가 깊숙이 배어있다. 하지만 영화평론가들의 전망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 볼거리의 <놈놈놈>

"시청각적 오락을 극단화 했다"는 김지운 감독의 말이 뒷받침 하듯 <놈놈놈>이 내세운 최대 장점은 볼거리다. 마케팅비를 포함, 200억원이 훌쩍 넘는 물량공세로 빚어낸 수려한 화면과 액션의 향연, 수식어가 불필요한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의 연기가 시각을 맹습한다.

하지만 안남미처럼 찰기 없는 '이야기'는 흥행의 아킬레스건.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무게 중심이 이야기보다 스펙터클에 쏠리지만 치명적이진 않고 주연 3명의 출연 효과도 크게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한국관객이 드라마를 워낙 선호해 뒷심이 어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형 서부극이라는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갈채를 받아야 하지만 스타 3명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지나치게 큰 스타 3명이 등장하니 시선이 분산되는 감이 있다"며 "(10분 가량의) 광야의 추격 장면도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씨는 "초반 열차강도 장면과 귀시장 장면은 한국형 서부극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호평했다.

■ 드라마의 <님은 먼곳에>

<님은 먼곳에>가 승부처로 삼는 대목은 드라마다. <왕의 남자>로 익히 이야기꾼의 면목을 과시했던 이준익 감독의 진정성 가득한 화술을 흥행전선에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전찬일씨는 "상대적으로 드라마에 방점을 찍는 영화지만 일반 관객들까지 좋아할지는 의문"이라며 "베트남까지 남편을 찾아가는 고집 센 순이 역의 수애가 너무 예쁘고 매혹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굴레"라고 했다.

정지욱씨는 "도입부 순이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점은 단점이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에 힘이 붙는 작품"이라며 "영화 상영이 계속될수록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화평론가 오동진씨는 "젊은 층이 좋아하는 수애의 출연,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월남전 등 관객들을 끌어들일 보편적인 면이 많다"며 "<놈놈놈>과 비슷한 성격의 영화가 아닌 만큼 서로 관객을 주고받으며 시장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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