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알' 재정부 '구두 사격'.. 요동치는 외환 시장

입력 2008. 7. 9. 16:00 수정 2008. 7. 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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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환율을 낮추려는 정부의 개입에 외환시장은 물론 증시까지 크게 흔들린 하루였다.

9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7원80전 급락한 1004.9원에 마감했다.

점심 시간 한 때 한국은행이 대규모 달러 매도에 나서면서 오후 1시경 998.6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2시 전후 1010원대를 회복했으나, 기획재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서며 더이상 낙폭을 줄이지 못했다.

이날 한은은 전격적으로 수십억달러를 시장에 매도하며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재정부도 구두개입으로 환율 하락을 거들고 나섰다.

이날 오후 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은 이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방적 기대 심리가 불식될 때까지 추가적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국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1013원까지 올라가던 환율은 다시 낙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환율 저지선으로 세자리수를 상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점심 시간을 틈탄 한은의 집중 매도가 기대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일종의 연습 사격 아니었냐는 의견이다.

문제는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불러올 부작용이다.

당장 당국의 '실탄 소비'가 늘면서 외환보유고는 계속 줄고 있다. 정부가 외환 시장 개입을 위해 해외 보유 외화자산을 팔아 국내로 들여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외환보유고는 줄어든다. 최근 당국의 잇따른 발언을 고려하면, 시장 개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 위기에 대비해 마련해두는 외환보유고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곳간이 비어간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진다.

정부가 환율에 특정 저지선을 상정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말 그대로 '쏠림 현상' 해소를 진정시키는 선에서 개입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루 전 당국의 개입이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는 분석에서 보듯 강력한 개입 의지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상황에서 '패를 다 보여주고 하는 게임'이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율 하락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증시도 걱정거리다.

김동수 재정부 제1차관 내정자가 "투자자들은 과민 반응 할 필요 없다. 증시 급락 대비 비상계획을 마련하겠다"며 시장을 다독였지만, 9일 증시는 다시 전일대비 14.09포인트(0.92%) 하락, 1519.38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 속에 수출주들이 줄줄이 낙폭을 키우며 시장 하락을 주도한 때문이다.

이날 장초반 상승세를 타던 삼성전자가 3.04% 하락했고 LG디스플레이는 6.28%나 밀렸다. 현대차도 3%대 상승하던 것이 결국 0.14% 하락 마감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실적 호전 기대감이 사라지는 모습이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런 분위기라면 1500선 지지도 힘겨워질 수 있다"는 탄식이 터져나온다. 정부는 증시 하락에도 추가적으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그 실효성은 아직 알 수 없다.

종잡아 수 십억 달러의 외환이 투입되고 있을 것이라는 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

상반기 재정 당국이 몇 마디 말로 올려놓은 고환율을 끌어내리는 비용은 우울한 하반기 경제에 환산하기 어려운 기회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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