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녀자 신드롬] '촛불' 앞장 新우먼파워!


■ 커버스토리학력무관 올바른 지식활용 추구… 온·오프라인서 적극적 사회참여쇠고기 반대 퍼포먼스 공감대 형성… 보수 언론 절독, 불매운동 주도
당신은 '배운 녀자'?
바야흐로 '배운 녀자'들의 세상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벌써 50여 회를 거듭해가는 가운데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전과 달리 매우 높다. 이런 여자들을 가리켜 '배운 녀자'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배운 녀자는 단순히 많이 배운 고학력이 아니라 배운 지식을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올바르게 활용하는 20대~30대 주부 등을 말한다. 얼굴이나 몸매가 아닌 개념이 충만한 정신 상태를 가진 이들을 일컫는 단어다.
된장녀, 신상녀 등이 여성들의 소비지향적인 한 면만을 강조한 단어인데 반해 배운 녀자는 사회적인 목소리로 생활밀착형의 사회운동을 주도하는 면을 보인다.
배운 녀자는 이념보다는 생활 전반을 중시하고, 외모보다는 행동 가짐에 초점을 맞추고, 단순한 지식보다는 삶의 지혜를 얻는 데 노력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여자가 아닌 '녀자'로 소개하는데, 이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나타냈던 1920년대의 신여성들을 빗댄 의미가 있다.
# 배운 녀자들은 누구인가?
배운 녀자라는 신조어는 인터넷 패션카페 '소울드레서'(이하 소드)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드와 함께 여성 포털사이트 '마이클럽', 요리전문 사이트 '82쿡닷컴' 등 인터넷 여성 사이트의 회원을 중심으로 한 이들이 대표적 배운 녀자로 지목되고 있다. 또 아이들을 이끌고 시위에 참석한 유모차 부대도 배운 녀자의 한 부류로 포함된다
배운 녀자들은 지시와 명령 없이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시위를 시작해 신문광고, 보수언론 절독운동, 광고불매운동, 정선희 프로그램 하차 등을 주도했다. 그동안 정치, 사회, 경제 문제에 참여율이 적었던 주부들이 들고 일어섰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정에만 묻혀있던 여성들의 적극적인 활동이어서 사뭇 다른 모습으로 기록되고 있다.
82쿡닷컴의 경우 최근 조선일보가 운영자에게 보낸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며 법적대응을 경고하는 공문에 대해 조선일보의 공식사과를 요청하는 규탄 회견을 열고 맞대응했다.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소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이던 회원들이 대선과 총선, 특히 쇠고기 수입 문제를 접하며 사회의식이 폭발했다"고 말했다.
# 배운 녀자들의 사회운동
소드는 최근 플래시몹을 통해 일련의 쇠고기 수입 문제에 관한 MB정부의 무력함을 비꼬았다. 플래시몹이란 수 분 동안 행동을 멈추고 서있다 흩어지는 퍼포먼스다.
소드 회원들은 서울 강남의 큰 쇼핑몰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멈췄'읍'니다'라는 주제로 5분 동안 그 자리에 멈추고 뜻을 알린 바 있다. 화염병과 돌멩이가 아닌 단순하기 그지없는 퍼포먼스였지만 젊은이들의 공감대를 샀다.
배운 녀자들의 사회 운동에는 그다지 특별할 게 없다.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배운 녀자들은 먹을거리 등 생활과 직접 관련이 있는 문제에 일어섰다.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고,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를 외면하는 보수 언론사에 절독운동 등은 이념에 대한 투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반면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는 기업의 물건에 소비를 장려하자는 운동은 두터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이들은 뿐만 아니라 사회 봉사에 노력하는 기업체의 제품을 애용하자는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대신 재래시장 등을 찾아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찾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나 제품을 애용하고, 자동차 대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나 걷기로 해결하자는 이른바 '신생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 행동하는 또 다른 시민운동을 촉발시켰다. 여성들의 다양한 운동이 이전보다 굉장히 폭발적인 힘을 갖고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 '촛불시위' 관련기사 ◀◀◀
스포츠한국 이현아기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한국일보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