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5집발표 래퍼 김진표 "노래가 다 내 얘기? 상상에 맡겨요"

ㆍ박정현·바비킴 등 실력파 대거 참여
ㆍ아내 윤주련이 피처링한 곡도 수록
최근 발매된 김진표의 정규 5집은 풍성한 맛이 압권이다. 2003년 이후 5년여 만에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그동안 뭔가 하고 싶은 말도 많았던 모양이다.
힙합 음반은 발라드, 댄스, 팝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과 달리 곡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내포할 때가 많다. 이는 전문 작사가를 동원하는 여타의 가수와는 다르게 힙합 가수들 대부분이 랩을 쓰는 작사가이자, 노래 속 '화자'(話者)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랩 자체의 속성도 힙합 특유의 솔직함을 부추긴다.
그래서 힙합 음반은 노래를 들어가며 그 배경과 스토리를 맘대로 상상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진표의 정규 5집 'JP5 개런티 쇼' 역시 이런 감상법이 꽤나 유용한 음반이라 할 수 있다.
"20대를 되돌아보면 정말 파란만장한 일들이 많았잖아요. 정말 총 맞는 거 빼고는 다 해본 것 같은데요. 심장 수술도 해봤고, 외부에는 안 알려졌지만 칼에도 찔려봤지요. 결혼도, 이혼도, 또 새로운 인연도 만났고요. 이번 앨범에는 이와 무관치 않게 감정기복이 심한 게 사실이에요."
그의 음반에는 총 14개 트랙이 담겨 있다. 일부는 사랑스럽기 이를 데 없는 부드러운 곡에서부터, 방송에서 도저히 전파를 탈 수 없는 욕설 섞인 트랙도 있다. '섹스'를 소재로 한 트랙도 물론 빠지질 않았다.
역시나 일부 랩피처링만을 제외하고는 모든 트랙이 이른바 '올 프로듀서드 바이(All produced by)'를 지향한다. 모든 곡과 가사가 김진표에 의해 쓰여졌다는 뜻이다.
응원가로도 손색이 없는 매력적인 곡 '역전만루홈런'은 인생에 대한 노래다. 경기에 뒤지고 있어서 마음을 졸이다가도 만루홈런으로 세를 뒤집는 것처럼 인생 역시 그러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각오를 담았다. '두근두근'은 여행가기 전의 설렘을 표현한 곡이며, 타이틀곡 '그림자 놀이'에서는 지독하게 외로운 순간이 묘사돼 있다. '지읒오 지읒에 쌍기역 아'는 속보 전쟁에 따른 매스미디어의 폐해를 비판하고 있고, '붕가붕가'는 '섹스'에 대한 이야기다. '붕가붕가'에서는 당혹스럽게도 아내 윤주련의 예쁘고 앙증맞은 목소리가 들어 있다. 춘향가 판소리가 더해지는 실험적 사운드가 훌륭한 '업고놀자'도 음탕하게 노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노래다.
이와 함께 '날 찾지 마세요' '아쉬운 노래' 등은 김진표 개인의 아픈 사연과 무관치 않아보이지만, 정작 그는 손사래를 쳤다.
"얼마나 작가가 사실에 입각해 썼느냐의 문제일 텐데요. 하지만 분명 작가는 이런 대중의 태도를 즐겨요. 되레 '황당하게 내 이야기인 것으로 오해하지나 않을까' 하면서 재미있어 하는 거죠. 물론 대부분의 가사는 내 경험이 뿌리겠지만 여기에 뼈와 살이 붙여진다면 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겠죠."
음반에서 주목해볼 만한 것은 김진표와 함께 등장하는 내로라하는 가수들의 면면이다. 베이지, 정인, 박정현, 바비킴, 리오, 리사, 다이내믹듀오….
"저는 솔직히 래퍼이지 가수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가수들의 도움이 필요했죠. 곡을 쓸 때부터 꼭 불러줬으면 하는 분들과 작업했죠."
그가 대동한 가수들은 국내 가요계에서 실력이 꽤 있다는 이들이 대다수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목소리 자체가 뚜렷이 기억되는 신예 진호, 신애의 솜씨도 꼭 한번 눈여겨둘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싱글 때문에 정규음반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어린 음악 팬들도 많을 요즘입니다. 그냥 1번부터 14번트랙까지 그냥 쭉 한번 들어봐주세요. 듣고 욕을 해도 비난을 해도 좋을 테니 꼭 그렇게 해주세요. 제게는 그간의 모든 에너지가 다 들어간 앨범입니다."
한편 사랑스러운 아내 윤주련과 함께 신혼생활을 만끽 중인 김진표는 오는 10월 아빠가 된다. "다사다난했던 20대를 지나 좀더 안정된 30대가 됐으면 한다"는 김진표가 몇 년 후 발표할 6집 음반에는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심경을 담은 노래가 하나쯤 수록돼 있지 않을까 싶다.
<강수진기자 kanti@kyunghyang.com>
-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작전 합류할 때”···트럼프 ‘호르무즈 청구서’ 다시 받은 한국
- 광주 도심서 여고생 흉기에 찔려 숨져···경찰 용의자 추적
- “접대비 필요해”···의뢰인들 속여 4200만원 가로챈 변호사 징역 1년
- 이홍구 전 국무총리 별세···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 모두 중용
- [속보]광주 도심 여고생 살해 용의자 경찰에 검거
- 손 물렸다고 14분간 푸들 짓누른 애견유치원장…대법 “동물학대”
- 정청래, 조작 기소 특검법에 “의원총회·당원 뜻 물어 판단…원칙은 변함없어”
-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로켓 수익률’ 기대해보지만···
- HMM “오늘 중 기관실 진입···두바이 이동 후 조사 통해 구체적 원인 파악”
- [르포] “그래도 대구는 보수”…접전지 대구에 ‘공소취소발’ 샤이보수 결집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