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성장통 끝에 솟구친 서른의 경쾌함

입력 2008. 6. 12. 19:41 수정 2008. 6. 1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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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8집 들고 돌아온 김현정

"그 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김현정 안의 밝고 귀엽고 신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8집 앨범 <인 앤 아웃>을 내고 지난 7일 활동을 재개한 김현정은 "이제 강인한 여전사 이미지는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며 웃었다.

모던 록에 뽕짝 결합…"나이 잊고 신나게 즐기세요""10년만에 자유로워진 느낌…10년뒤도 노래하고파"

"지금까지 제게 약간 독한 분위기가 있었잖아요.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독립적인 여자의 사랑을 담은 노래를 해서 더 그랬겠지만요. 그런데 세상 일이 힘들수록 밝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타이틀곡도 '뽕짝 느낌'이 나는 경쾌한 모던록으로 골랐다. 기타를 메고 발랄하게 뛰노는 뮤직비디오에선 전에 없던 깜찍함까지 느껴진다. 사람들이 적응 못 하면 어쩌나 두렵기도 했는데, 기대보다 반응이 좋아 "1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크까지 놓고 춤 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98년 길거리 차트를 뒤흔든 <그녀와의 이별>로 데뷔한 뒤 벌써 10년이 지났다. "삼십대에 이제 와서 귀여워지면 어떡하냐"고 짓궂게 묻자, 그는 "귀엽게 보이고, 예쁘게 보이고 싶은 여자 마음은 나이와 상관없는 거 알지 않나"란다. 그는 "이번에 살 빠졌더니 얼굴이 완전 브이라인"이라며 "삼십대 댄스가수지만 나도 아이돌이다"라고 한술 더 뜬다. 애교부리는 품이 원더걸스의 그것 못지 않다.

"사실 나이 생각은 안하려고 노력해요. 제 음악도 나이 같은 것 잊고 신나게 놀아보자는 거구요."

'소속사 나이'로 이제 서른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두 살 많다. 여가수 나이를 알면서도 속아주던 시절 데뷔해서다. 신경쓰지 않고 '76년 용띠'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김현정 나이 속였다"는 말이 나와 민망했단다.

마냥 명랑해 보이는 그에게도 서른살의 '성장통'은 왔다. 2006년 앓은 성대결절로 인한 슬럼프가 그것. 그는 "'이번 앨범 망하면 다음은 없다'고 10년 가까이 스스로를 옥죄던 압박이 폭발했다"고 표현했다. 2년간 쉬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완벽하게 해내는 데 집착하지 않기로 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살이 빠진 것도 그래서일까. "목이 아프니까 술도 끊고, 건강해지려 운동하다 보니 그토록 안 빠지던 살이 빠졌다"며 그는 자축했다. "그 전까진 오렌지 다이어트 하다가 배탈났죠, 황제 다이어트하다 지방간을 앓을 뻔 했죠, 안 맞는 한약 먹다 부작용으로 흰머리에, 지방을 태운다는 약 먹다가 그게 카페인 성분이라 잠도 못자고 눈 밑에 다크써클이 그냥…."

묻지도 않았는데 술술 털어놓는 그에게서, 90년대 말 '언니부대'를 끌고 다녔던 매력이 묻어났다. 그의 솔직함과 당당함에 환호했던 '언니부대'들은 이제 사회생활이 고달픈 20대 후반이 됐다. "'언니 저 팬이었어요~' 하는 사람을 자주 만나요. 전에는 '아니 그럼 지금은 팬이 아니란 말이야?' 하고 서운했죠.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요. 불황 속에서도 가요계에 매년 400여팀이 쏟아져 나오는데, 아직도 절 기억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구요."

그 팬들을 위해 "직장일로 힘들고 지칠 때, 노래방에 가서 부르면 기분 좋아지는 신나는 댄스 음악을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다"는 그다. 때문에 발라드 가수로의 변신까진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다지만, 이번 앨범에 수록된 '울다 울다'와 같은 감미로운 발라드 곡에도 눈길이 간다.

가수 뿐 아니라 연기자로도 변신하며 팬들과 꾸준히 만나고 싶다는 욕심도 부렸다. 그는 "섣불리 앞일을 내다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노래하며 살겠다"고 했다. "힘든 일은 언젠가는 다 지나가고, 좋은 추억이 된다면 실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10년이 된 이제서야 깨달았거든요."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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