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폐기물 시멘트업체 대변인?"

2008. 5. 1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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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국상기자][폐기물시멘트 안전성 두고 정부vs시민 공방]

폐기물을 재활용해 생산한 시멘트의 안전성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와 한 시민 간 공방이 붙었다.

환경부는 14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국내 시멘트 제품과 시멘트 부원료, 보조연료에 대한 중금속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시멘트에 함유된 납, 구리, 카드뮴, 비소, 수은, 크롬 등 중금속이 모두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환경부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시멘트 업계, 주민대표와 함께 폐기물을 재활용해 생산한 시멘트의 안전성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국내 시멘트 제품 10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간 시멘트 회사들은 폐타이어 등 산업폐기물을 시멘트 재료에 섞거나 석회석을 굽는 시설인 소성로에 넣고 연료로 사용해왔다.

이에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산업폐기물을 활용하는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다량 배출되고 있으며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된 시멘트로 지은 건축물에 사는 국민들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 정부 "국내 시멘트 제품은 안전"=

환경부는 요업기술원과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해 국내 업계가 제조한 시멘트로 정육각형 모형을 만들어 수조에 넣고, 모형에서 녹아 나오는(용출) 중금속을 검출·분석하는 동시에, 시멘트 제품 자체에 함유된 중금속 성분을 따로 검출해왔다.

또 국내산 시멘트 재질의 폐콘크리트와 폐벽돌도 마찬가지로 수조에 넣어 같은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시료에서 용출된 납과 구리 등 중금속은 전부 기준치 이내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검출된 시료에서조차도 기준치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국내 시멘트 함량분석 결과도 마찬가지. 납이 일본·중국산 시멘트에 비해 다소 높은 농도로 검출된 것을 제외하면 구리·비소·카드뮴 등 기타 중금속의 농도는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조사됐다.

발암물질인 6가크롬 역시 업체 자율관리기준 30mg/kg의 절반 이하인 12.37mg/kg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목사 "환경부 조사결과는 대국민 사기"=

반면 강원 영월 모 시멘트 공장 인근에서 10여년 거주하며 폐기물 시멘트의 유해성을 고발해왔던 최병성 목사는 이날 브리핑에 참가해 "국내 모 업체 시멘트 제품을 요업연구원·화학시험연구원에 각각 의뢰해 시험한 결과 6가크롬이 환경부 조사치의 3.5배 이상인 73~77mg/kg이 검출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박현서 전주대 교수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며 "중금속 용출시험 결과 납·크롬이 먹는물 기준치의 160~350배 농도로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환경부와 같은 방법으로, 같은 시험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결과가 큰 차이가 나는 데 대해 "이번 (환경부 주도의) 검사에 사용된 시멘트 시료는 '시료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가 한창 흘러나올 때 만들어진 시멘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회사들이 환경부 조사를 위해 '특별히 제조한' 시멘트를 대상으로 단 한차례 시험한 결과를 가지고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최 목사는 "지난해 11월 환경부와 시료 체취를 위해 모 시멘트 공장에서 폐기물 투입내역을 확인해봤는데 이미 보름 전부터 유해성 폐기물 투입이 중단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나서서 업체들이 깨끗한 시멘트를 만들도록 독려해야 하는데도 되레 '국내 시멘트 제품이 안전하다'고 업체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최 목사는 "산업쓰레기 시멘트 제조 합법화의 명분은 '외국도 폐기물을 재활용한다'는 것이었지만 폐기물 사용시 우려되는 환경오염 방지 대책이나 시멘트 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하나도 따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환경부와 시멘트 회사들이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연간 17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호흡기 질환으로 고통받는 시멘트 공장지역 주민, 180만 건설현장 근로자, 국민들이 입을 건강피해와 그 비용을 생각한다면 산업폐기물 시멘트 정책은 엄청난 손실이며 국가적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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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국상기자 gs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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