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이집트⑤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의 교차로

2008. 4. 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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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오의 시대는 BC 1세기 클레오파트라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후 이집트는 로마의 지배를 받는다. 7세기 이후에는 이슬람 세력이 진출해 여러 왕조가 명멸했고,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영국의 보호령으로 식민 통치를 받았다. 특히 영국 지배 기간에 수에즈운하가 개통돼 카이로는 세계 무역의 요충지로 떠올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완전 독립해 왕정이 복귀했지만 1952년 나세르를 중심으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집트 아랍 공화국이 수립됐다. 1981년부터 무바라크 대통령이 장기집권 중이다. 현재, 이집트는 인류 문명의 금자탑을 남긴 파라오 시대와 달리 빈곤의 그늘이 짙다. 이집트 전체 인구의 약 20%가 절대빈곤층에 속한다. 국가 재정의 대부분은 관광 수입과 해외에 진출한 근로자들의 송금, 수에즈운하 통과세, 원유 수출이 차지한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국민소득, 평균수명, 교육수준 등을 종합 집계해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 순위에서 매년 100위 밖에 머문다. 문맹률은 거의 절반에 이른다.

▲인구

지난해 기준으로 약 7천600만 명이다. 인구의 대다수가 수니파 모슬렘으로 이슬람 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약 10%가 이집트 토착 기독교인 콥트(Copt) 교도이다. 이로 인해 이슬람교와 콥트교가 평화와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콥트교의 성탄절(1월 7일)도 공휴일로 지정돼 있다.

▲지리

동쪽은 홍해와 시나이반도, 서쪽은 리비아와 사하라사막, 남쪽은 수단, 북쪽은 지중해와 면해 있다. 한반도의 약 4.5배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이지만 전체 국토의 90% 이상이 불모의 사막이다. 장장 6천650㎞가 넘는 긴 나일 강이 국토를 남북으로 가르며 흐른다. 나일 강 상류가 우기인 때에는 풍부한 수량이 이집트를 적셔주지만, 건기에는 강 주변이 바닥을 드러낸 지류들로 복잡하게 뒤엉킨 모습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수많은 가지가 얽히고설킨 탱자나무를 보는 듯하다.

▲기후

지역별로 사막, 아열대,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난다.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 지중해에 접한 지역은 여름에도 그다지 무덥지 않다. 겨울에는 차가운 모래 바람이 불어 꽤 쌀쌀한 편이다. 간혹 모래 폭풍이 몰아치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기도 한다. 한여름을 제외하면 연중 여행을 즐기는데 별반 무리가 없다.

▲통화, 시차

통화 단위는 이집트파운드(E£)이다. 1이집트파운드는 100피아스트르(Piastres)이다. 지폐는 1, 10, 20, 50이집트파운드 4종류이고, 주화는 5, 10, 50피아스트르 3종류이다. 3월 중순 기준으로 1이집트파운드는 약 180원이다. 은행은 오전 8시 30분에서 오후 2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금, 토요일은 휴무이다. 현금자동인출기(ATM)는 카이로 시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시차는 카이로가 한국보다 7시간 느리며, 서머타임 제도는 없다.

▲비자

카이로국제공항에서 도착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비자 발급 인지(15달러)는 입국 수속장 안에 위치한 은행 창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인지를 여권에 붙여 입국 심사 시 제출하면 된다. 비자는 출국 전 주한 이집트 대사관(02-749-0787)에서 미리 발급받을 수도 있다.

▲현지 교통

카이로 시내에선 택시, 버스,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택시는 많은 편이지만 서울만큼 깨끗하진 않다. 카이로는 세계 중고차의 전시장이라 불리는 만큼 택시 또한 중고차가 대부분이다. 서울에선 이미 오래 전 자취를 감춘 포니 차량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택시 요금은 탑승 전에 흥정하는 게 좋다. 버스 노선은 카이로 시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지만 여행자가 이용하기엔 녹록지 않다. 작은 승합차가 버스로 이용되는데, 매연과 땀 냄새에 푹 찌들 각오를 해야 한다. 정류장도 따로 없다. 타고 내릴 사람이 있으면 아무 곳에서나 멈춘다. 장거리 운행 버스는 대부분 카이로 타하힐 광장에서 출발하며, 카이로-알렉산드리아 노선은 하루 2~3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수에즈, 시나이 반도, 이스라엘 행 버스도 주야로 운행된다. 카이로의 지하철은 2개 노선이 운영되는데, 1이집트파운드(약 180원)만 내면 구간에 관계 없이 탈 수 있다. 통상적으로 앞쪽 두 객차는 여성 전용이다. 여성 전용 칸에 남성이 탈 경우, 적발되면 범칙금 100이집트파운드를 물어야 한다. 철도망은 카이로를 중심으로 룩소르, 아스완, 알렉산드리아로 이어지는데, 4등급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1~2등급 좌석을 이용한다. 카이로와 룩소르를 오가는 야간침대열차(www.sleepingtrains.com)는 약 10시간 소요된다.

▲하트셉수트 장제전

룩소르 왕가의 계곡 산등성이 너머에는 제18왕조의 5대 파라오인 하트셉수트(Hatshepsut, BC 1479∼1458 재위)를 위한 장제전이 자리한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3층의 거대한 테라스와 수십 개의 기둥,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신전 벽면과 기둥에 새겨진 채색 부조가 특히 인상적이다. 하트셉수트는 파라오 칭호가 부여된 유일한 여성이다. 왕가의 계곡에 무덤을 만들기 시작한 투트모세 1세의 딸로 이복동생인 투트모세 2세와 결혼했다. 남편 사후 후궁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자인 투트모세 3세의 섭정자로서 권력을 행사했다. 투트모스 3세는 하트셉수트가 사망한 뒤 오랜 섭정에 대한 앙갚음으로 장제전에서 그녀의 이름을 파내고 오벨리스크를 파괴했다.

▲이집트 고고학박물관

1835년 설립된 박물관으로 이집트에서 발굴된 유물의 정수를 전시하고 있다. 12만 점 이상의 고대 이집트 유물들이 체계적으로 수집, 관리되고 있는데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와 람세스 2세 관련 유물이 대표적이다. 관람료는 20(어린이 10)이집트파운드이다.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능하며 10~175이집트파운드의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 www.egyptianmuseum.gov.eg

▲칸 엘 칼릴리 시장

카이로 동쪽에 위치한 칸 엘 칼리리 시장(Khan El Khalili Bazaar)은 한국의 남대문시장, 용산전자상가, 노량진수산시장을 섞어놓은 듯하다. 혼잡하기가 이를 데 없고 호객행위도 심하다. 하지만 품목이 다양하고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집트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600여 년 전부터 이집트의 대외무역과 상업의 중심지로 기능해왔다. 주변 중동 국가들과 유럽, 아시아 각지에서 모여든 상인들이 묵던 숙소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었다. 장신구, 카펫, 향신료, 골동품, 낙타, 수공예품 등 다양한 품목이 거래된다. 보석으로 장식된 펜던트에 상형문자로 이름을 새겨주는 곳도 있다. '칼릴리에서 구하지 못하는 물건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했을 만큼 품목이 다양하다.

▲왕가의 계곡과 투탕카멘

투탕카멘(Tutankhamun)은 룩소르 왕가의 계곡에서 도굴되지 않은 유일한 파라오다. 그의 미라를 덮고 있던 황금 마스크는 룩소르는 물론이고 이집트 전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대표한다. 1922년 11월 4일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가 왕가의 계곡에서 발굴해냈다. 투탕카멘은 고대 이집트 제18왕조의 소년 파라오이다. BC 1333년 아홉 살에 왕위에 올라 파라오가 되었고 누나인 안케센아멘과 결혼했다. 근친결혼은 이집트 왕가의 풍습이었다. 한 세대 전까지도 이집트의 시골에선 사촌간 결혼이 일반적이었다.

투탕카멘은 자신의 무덤이 완성되기 전에 요절했다. 약관을 앞둔 나이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역사가들은 그가 사냥 중 전차에서 떨어져 심한 부상을 입고 그로 인한 감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의 미라를 보면 왼쪽 다리뼈가 피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의 심한 골절이 있다.

이집트 당국은 발굴 이후 석관에 보관돼 있던 투탕카멘 미라의 훼손 부위를 복원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특수 제작된 유리상자에 안치해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왕가의 계곡 입장권 가격인 70이집트파운드(약 1만2천600원)보다 비싼 80이집트파운드(약 1만4천400원)를 추가로 내야 하지만 무덤을 찾는 발길이 급증하자 입장객 수를 하루 400명으로 제한했다. 사람의 땀이나 호흡으로 탄산가스와 습기가 전해지면 미라의 훼손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람세스 3세 장제전

룩소르 서안에 위치한 람세스 3세(BC 1186~1154 재위)의 장제전으로 메디네트 하부(Medinet Habu)로 불린다. 이집트의 장제전 중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나다. 파라오의 대신전 외에 왕궁, 사제들의 거처, 신성호수, 나일 강 수위표, 작업장, 행정청, 창고, 도서관, 마구간, 우물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집트 신전 부조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다.

▲www.eternalegypt.org

이집트 역사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웹사이트이다. 이집트 문화자연유산기록센터(CultNat)와 미국 IBM사가 공동 개발했다. 기자의 피라미드군(群)을 비롯해 아부심벨 사원과 룩소르 카르나크 신전, 알렉산드리아 카이트 베이 요새 등 이집트 전국의 유적과 유물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파라오 시대는 물론 그리스ㆍ로마, 콥트 및 이슬람 시대 유적과 유물의 멀티미디어 동영상과 고화질 사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ㆍ글/장성배 기자(up@yna.co.kr), 협찬/플래닛이집트투어ㆍ카타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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