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만의 댄스곡, 소원 풀었어요"

2008. 3. 1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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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Comfort'로 변신 컴백 거미

히트곡 뒤엔 섬마을 고향 먼 기억의 슬픔 묻어있어

이번엔 애절한 R&B 발라드서 경쾌한 비트곡 도전

"인순이 선배가 롤모델… 쉼없이 발전하는 가수 될래요"

가수 이름이 거미다. 여자 가수지만 남성적이고 강력하며 때론 흐느낌에 가까운 절창으로 구성지게 솔과 R&B 가창을 풀어내는 가수다. '아니' '기억상실' 등 애절한 R&B 발라드를 주무기로 하던 그가 13일 발매되는 4집 'Comfort'를 통해 변신을 감행했다. 타이틀 곡 '미안해요'는 찰랑거리는 신서사이저 음향과 경쾌한 비트가 애절한 가사와 보컬에 어우러지는 묘한 곡이다. 81년생, 이제 20대 후반인데 다섯 장의 앨범(언플러그드 앨범 포함)을 냈고 '가장 노래 잘하는 젊은 가수'로 꼽히는 거미를 만났다.

▶전남 완도군 금당면…"머라이어 캐리? 이미숙 들으며 자랐죠!"

거미가 직접 꼽는 자신의 최대 약점은 감정 과잉이다. "제가 봐도 감정이 과하다 싶을 때가 있어요. 좀더 담백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타이틀 곡 '미안해요' 녹음할 때도 눈물이 났다. "(눈물이 나서) 딱 한 번 멈췄다 다시 했어요."

거미의 히트곡들을 돌아보니 아닌 게 아니라 청승맞은 이별 노래 일색이다. 사랑의 아픔이 많았나? "사랑해봐야만 그런 노래 나오는 건 아니죠. 삶에서 겪은 힘든 경험들이 이렇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평탄치 않은 삶 같은 것들."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원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전남 완도군 금당면. 완도 옆의 작은 섬 금당도가 미국적인 R&B 보컬을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그의 고향이다. "또래 음악 친구들은 마이클 잭슨, 머라이어 캐리에 열광하며 자랐는데 전 이미숙 선배 노래 같은 것들을 들었어요. 하하." 피아노 레슨을 위해 두 시간 뱃길을 멀미해가며 나서던 거미는 집안 형편도 어려워 유학의 꿈마저 접을 수밖에 없었다. 슬픈 사랑 노래 이면에는 그런 먼 기억 속 슬픔들도 묻어 있다.

▶ 거미, 춤추다

소속사 수장인 양현석마저 "안 춰도 돼"라고 했지만 거미는 추기로 했다. 이번 앨범 타이틀 곡 '미안해요'는 허를 찌르는 유로 댄스풍의 곡. "늘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곡이 하고 싶었어요. 대학 축제에 가면 제 발라드가 젊은 혈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아 미안하기까지 했고요. 제 공연 때 '런투유' '밤이면 밤마다' 등 남의 곡을 부르지만 저만의 댄스곡을 갖고 싶었어요."

'마지막 파티'는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해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를 부르는 거미를 보고 싸이가 직접 선사한 곡. 이 곡에서 거미는 랩도 그럴싸하게 소화한다. 앨범 가운데 네 곡 정도는 클럽 성향의 곡. 물론 '사랑하지 말아요' '거울을 보다가' 등 발라드 곡들도 다수 포진했다.

▶ 김광석, 심수봉을 동경하는 젊은 R&B 가수

30만장 판매되는 앨범과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명반 가운데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었다. 답은 의외로 단호했다. 대중적 성공이다. "대중 음악 하는 가수라면 대중이 인정하고 누구나 느껴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거미의 롤모델은 인순이다. "계속된 발전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는 이유다. 젊은 디바가 보기에 가장 노래 잘하는 가수를 꼽아달라는 주문에 의외로 김광석과 심수봉이 나온다. "전 곡을 리메이크해보고 싶어요. 특히 '이등병의 편지' '백만송이 장미' '비나리'는 꼭. 노래방 가면 곧잘 불러요." 외국 가수들 가운데는 로린 힐과 발렌시아 로빈슨을 탐닉한다. "죽을 때까지 음악하고 싶어요. 미사리 카페요? 상관없어요. 슬프긴 하겠지만…. 데뷔 전에도 잠깐 섰는 걸요."

음악에 투신하리라던 그가 "이상형은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며 웃는다. "꼭 잘 부르지 않아도 돼요. 어떤 곡이든 자기식대로 자신 있게 잘 부르는 사람.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임희윤 기자(imi@heraldm.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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