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요하문명 연구 우실하 항공대 교수

2008. 2. 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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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문명은 고조선의 뿌리…中 '문명공정'에도 경각심 가져야"

(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중국이 고조선 이전의 상고사까지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시도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요서(遼西)지역 신석기문화와 한반도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지난 15일부터 대학교수와 사학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고조선유적답사단을 이끌고 21일까지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와 랴오닝(遼寧)성 북서부 지역을 둘러본 우실하 항공대 교양학부 교수.

그는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랴오닝(遼寧)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찍이 요하문명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사학자로 23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요하문명은 중원에서 시작된 여타 문명과 별개로 중국 동북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출현한 문명으로 한반도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1983년 랴오닝(遼寧)성 젠핑(建平)현과 링위안(凌源) 사이의 뉴허량(牛河梁)에서는 기원전 5천500년 전의 제단, 여신전, 여신상, 적석총 등이 대거 발굴돼 전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3황5제 시대를 운운하는 신화시대였던 기원전 3천500년에 이미 초기국가 진입단계의 대규모 유적이 발견된 것은 고대국가발전단계를 황허(黃河) 유역의 하(夏)에서 시작해 상(商)과 주(周)로 이어지는 것으로 봤던 역사학계의 정설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뉴허량유적은 훙산(紅山)문화, 더 나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문명의 하나로 꼽히는 요하문명의 꽃으로 불리고 있다. 뉴허량유적지는 최근 광산개발업자들의 불법채굴로 훼손된 사실이 중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또 한번 주목을 끌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이 이런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요하문명의 주도세력을 황제(黃帝)족으로 설정하고 중화민족의 시조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우 교수는 "최근 중국에서 요하지역에서 발원한 모든 고대 민족이 황제족의 후손으로 중화민족으로 일원으로 보는 역사해석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런 논리대로라면 이들 지역에서 등장한 단군과 주몽은 당연히 황제의 후예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깃털에 불과하며 중국의 고대문명탐원공정(古代文明探源工程)이 몸통이라고 지적한다.

우 교수는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은 21세기 중국의 '대중화주의건설'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로 동북공정은 그의 일환으로 동북지역의 민족문제와 역사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문명공정을 반박하기 위한 논리로 국경이 없었던 시절의 과거 문명 주도세력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중심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례로 요서지역에서 발견된 적석총, 피라미드식적석총, 빗살무기토기, 비파형청동검은 중원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한반도와 일본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바로 요하문명이 중원에서 발상한 문명과는 달리 주로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전래된 동북아문명의 시원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원전 2천∼1천500년 시기에 형성된 샤자뎬(夏家店) 하층문화는 고조선문화로 이어졌으며 이 지역에서 발견된 '이(齒)를 갖춘 석성'과 비파형청동검은 고조선문화의 상징이면서 비슷한 시기 중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구려 특유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 교수는 "이러한 특징을 갖춘 요하문명은 동북아 모든 국가들의 공통적 시원문화로 21세기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한 근원으로 삼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협소한 영토중심의 역사관을 넘어 역사를 흐름과 교류로 보는 '열린 역사관'과 '열린 민족주의'를 한.중.일 국가들이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hillif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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