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갈등, 다음 정부 몫으로 넘어갔다

2008. 2.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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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4일, 로스쿨 인가대학과 학교별 정원을 법학교육위원회 원안대로 확정하면서 신규선정은 결원이 생기거나 새로 정원이 늘어날때로 한정함에 따라 로스쿨을 둘러싼 갈등해결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원안대로 확정?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면서 진통을 겪었던 로스쿨, 즉 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학교와 학교별 정원은 뚜껑을 열어본 결과 지난달 28일 법학교육위원회가 결정한 원안 그대로 였다.

총정원 2천명의 57%인 1,140명을 서울권역 15개 대학에 할당하고 지방 10개 학교에 860명 배정한다는 것이다.

서울권역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한양대,경희대,서울시립대,아주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강원대,건국대,서강대 등이 예비인가 학교로 지정됐다.

학교수가 늘거나 인가학교가 달라지지도 않았다.

청와대가 추가선정을 요구했던 경상남도 지역의 로스쿨 선정대학도 바뀌지 않았다.

학교별 정원도 서울대 150명,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120명, 이화여대,한양대는 100명, 경희대 60명,시립대,아주대,인하대,중앙대,한국외대 50명 등이고 강원대와 건국대,서강대는 40명씩 할당 받았다.

대전권역은 충남대와 충북대가 170명을 받았고 광주권역은 전남대,전북대,원광대,제주대가 40명에서 120명까지 모두 300명을 받았다.

대구권역의 경북대와 영남대가 190명을 받으면서 예비인가 대학에 이름을 올렸고 부산권역은 부산대와 동아대에 모두 200명이 배정됐다.

대학별 정원은 어떻게 결정됐나?

우선 서울 권역에서 백 20명 이상을 받은 서울대와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 등 이른바 상위권 대학은 일정규모 이상의 정원을 배분했다.

새로운 법조인 양성 모델을 만들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물론 심사평가 결과에 따라 40명에서 100명까지 배정정원에 차등은 뒀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다양하고 특화된 로스쿨을 위해 소규모로도 배정했다."고 말했다.

탈락 대학, 구제의 길은 열렸다

서울권역에서 떨어진 동국대와 단국대,대전권역의 청주대와 선문대, 그리고 광주권역의 조선대,부산권역의 경상대나 영산대가 반발의 목소리가 컸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을 위한 로스쿨 추가선정에 대해서는 일단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정원이 추가로 생기는 경우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이번에 탈락한 대학을 최우선적으로 선정하겠다."고 향후 선정원칙을 밝혔다.

오는 9월 본인가 때까지 예비인가 대학이 당초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원이 줄게 되거나 아예 인가가 취소되면 이만큼 정원이 생기고 이렇게 생긴 정원을 이번에 탈락한 대학에 우선 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각 대학들이 심혈을 기울여 로스쿨을 준비해온 만큼 약속한 조건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로스쿨의 총정원 자체를 현재 2,000명 보다 늘리는 경우다. 이것도 법조계의 반대 등으로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문은 만들어 졌지만 그 문이 너무 작고 열릴 가능성도 적다는 얘기다.

대학들의 반발, 사그러 들지 않는다

교육부의 이날 로스쿨 선정대학 발표에 대해서는 예비인가에서 탈락한 대학이나 선정된 대학 대부분이 불만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

우선 배정된 정원이 너무 작아서 로스쿨을 세계수준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인가대학의 불만이 크다.

연세대 법과대학 홍복기 학장은 "문을 열었다고는 하지만 정원을 이미 정해둔 상태여서 제대로 될 가능성이 낮고 그것에 대해서도 대학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탈락한 대학들의 목소리는 더 크다.

권기홍 단국대 총장은 이미 로스쿨 탈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서울 행정법원에 로스쿨 예비인가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예비인가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신청도 냈다.

국민대,동국대,선문대,조선대 등 16개 탈락 대학 대부분도 소송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대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모든 평가자료를 확보하고 인원 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심사과정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도 늘 것으로 보인다.

로스쿨 비대위는 사법개혁을 좌초시키고 우리 사회의 대학서열화를 고착시키며 교육의 기회균등을 파괴한 폭거라고 지적했다. 법학교육위원들의 즉각 사퇴도 요구하면서 이번 결정이 사실상 허가주의라며 소송을 통해 바로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불만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내년 3월 로스쿨을 정상적으로 개원해야할 짐은 고스란히 새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개원을 위해 남은 절차는 무엇?

우선 예비인가 결과 당초 신청한 것과 배정인원이 달라진 대학들은 배정된 기준에 맞춰 로스쿨 신청인가 신청서를 보완해야 한다.

고려대와 성균관대,연세대 등은 150명을 신청했지만 120명으로 인가됐기 때문에 신청서를 고쳐야 한다.

인가받은 대학들은 법학부와 특수대학원을 폐지하고 교원확보 등 본인가때까지 추진돼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현지조사를 통해 이행상황을 점검하게 된다.

이런 점검 결과 조건을 이행하지 않거나 여러 여건들이 로스쿨 운영에 현저하게 적합치 않으면 정원을 줄이거나 인가를 취소하게 된다.

또 인가를 받은 대학들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정원 만큼 학부생 숫자를 입학정원에서 빼는 조치를 교육부는 해야 한다.

교육부는 로스쿨을 인가받지 못해 법과대학을 유지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학부단계의 법학교육을 다양화,특성화하고 법대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도록 행,재정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CBS사회부 이용문 기자 mun851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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