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세계로 가는 김선욱과 스승 김대진

2008. 2. 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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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코나스 홀트의 최연소 피아니스트 계약 예정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음악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돼 너무 기쁩니다."(김선욱)

"선욱이가 콩쿠르에서 1등을 했을 때보다 훨씬 기쁩니다. 순수 국내파가 콩쿠르라는 부여받은 기회를 통해 세계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겁니다. 선욱이를 가르친 이후 지금이 가장 기쁩니다."(김대진 교수)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 받아온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영국에 근거를 둔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사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계약을 맺는다.

김선욱과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4일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달 영국 할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이후 아스코나스 홀트 본사를 방문, 2시간에 걸친 미팅을 통해 전속계약을 제의 받았다"며 19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3월부터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국내 매니지먼트는 김 교수가 맡지만 이외 지역에서는 모두 아스코나스 홀트가 담당한다.

현재 아스코나스 홀트의 대표적 아티스트는 지휘자로는 클라우디오 아바도(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구스타보 두다멜(LA필하모닉), 사이몬 래틀(베를린 필), 주빈 메타(이스라엘 필), 정명훈(서울시립교향악단) 등이 있다.

베를린 필, 빈 필, 보스턴 심포니 등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도 소속돼 있고, 첼리스트 요요마, 장한나, 성악가 안젤라 게오르규, 조수미 등도 활약 중이다.

피아니스트로는 예프게니 키신, 엠마누엘 엑스 등이 있는데 올해 20세가 되는 김선욱은 소속 피아니스트로는 최연소 아티스트로 활동하게 된다.

김선욱은 "콩쿠르 1등은 하나의 타이틀이지 세계적 연주자의 길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돼 있어 편할 것 같고, 제시 조건도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콩쿠르에서 1등했다고 해서 성공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며 "콩쿠르 1등 후 1-2년 이내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본인이 부담을 느낄 듯 해 이런 얘기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3세 때 처음 피아노를 배운 김선욱은 중학교 졸업 후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입학해 김 교수를 사사해 왔다.

외국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인 김선욱은 '독일 에틀링겐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4)의 시니어 부문 1위에 이어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2005)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2006)까지 석권했다.

김 교수는 "선욱이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를 담당하는 '제너럴 매니지먼트' 대상이라는 점을 눈여겨 봐달라"고 강조했다. 한국 아티스트 중에서는 정명훈, 장한나가 여기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커미션은 공연 수익의 20%로 정해졌다"면서 "보통 미국 매니지먼트사가 50%로 계약한다는 점에 비춰볼때 김선욱을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의미를 뒀다. 아스코나스 홀트 쪽은 김선욱의 진실한 음악성과 음악가 정신에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김선욱의 공연에 호감을 가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공연기획 자문인 마이클 파인이 아스코나스 홀트 관계자에게 지난해 11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김선욱의 협연을 들어볼 것을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아스코나스 홀트의 아티스트 매니저가 이 공연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김선욱이 정식 계약을 맺으면 매니지먼트사가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계약 사실을 알리는 홍보물을 내보내게 돼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세계적 아티스트를 접촉하게 돼 좋은 것 같다"는 김선욱은 함께 연주하고 싶은 음악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지휘자 다니엘 하딩(말러 챔버 오케스트라)을 너무 좋아한다"고 답했다.

이번 계약으로 김선욱과 김 교수의 인연은 더욱 눈길을 끌게 됐다. 김선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들어갈때 자신의 스승으로 1-3지망에 모두 김 교수 이름을 써 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말러 교향곡을 치고 있는 것을 듣고는 초등학생인데 저렇게 칠 정도면 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선욱이는 제 말을 가장 신뢰하는 학생"이라고 바라봤다.

김 교수는 "손열음, 김선욱에 이어 앞으로 키워낼 학생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런 걸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며 "지금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선욱은 "선생님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게 너무 많아 앞으로 어떻게 갚아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선욱은 올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홍보대사로도 활동한다. 예술의전당이 문을 연 1988년생인 김선욱은 해외 연주 시 예술의전당을 적극 알리게 되며, 예술의전당 인터넷과 홍보물을 통해서도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게 된다.

김선욱은 어린시절 예술의전당에 공연 보러 가는 것을 "놀이터에 간다"고 할 정도로 즐겼다.

3월25일 예술의전당에서 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이끄는 BBC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김선욱은 4월 군사훈련을 받고 해외 연주를 통해 2년10개월 간 예술 분야 공익근무를 하게 될 전망이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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