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로 뻗은 고구려 기상을 찾아
'중앙아시아 속의 고구려인 발자취' 출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의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는 새 깃털을 꽂은 고구려 모자인 조우관(鳥羽冠)을 쓰고, 환두대도(環頭大刀)를 찬, 고구려 사절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려져 있다.
카자흐스탄 탈라스강 하류 쪽에는 고구려 고선지 장군이 이끌던 당군과 아랍 연합군간의 전투가 벌어진 탈라스 성곽의 일부가 남아 있는데 장대(將臺.장수가 올라서서 지휘하던 대)와 해자(垓子.성 주위의 못)의 흔적, 성안으로 통하는 지하 비밀 통로 등의 유적들이 고구려성을 연상시킨다.
중앙아시아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 고구려인들의 자취를 통해 당시 서역지방에서 고구려인들의 활약상을 추적한 보고서가 출간됐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전신인 고구려연구재단의 정책연구과제 '중앙아시아의 고구려 관련 유적 학술조사 및 연구' 성과를 담은 '중앙아시아 속의 고구려인 발자취'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는 2006년 진행한 현지답사와 학술회의 등을 바탕으로 한 연구팀과 현지 학자들의 논문 7편이 수록돼 있다.
권영필 상지대 교수는 '아프라시압 궁전지 벽화의 고구려 사절에 대한 연구'에서 미술사적인 측면에서 벽화를 연구했다.
권 교수는 또 당시 국제 정세 등을 감안할 때 고구려 사절이 사마르칸트에 간 시점과 벽화가 제작된 시점이 651-657년 사이일 것으로 추정했다.
루스탐 술레이마노프 우즈벡대학교 학장은 '7세기 아프라시압 궁전 벽화에 대한 40년간의 연구 결과' 논문을 통해 벽화에 대한 현지 연구자들의 견해를 소개한 후 머리에 깃털을 꽂은 두 인물이 한반도 사절이라는 현지연구 결과도 언급했다.
반면 장준희 한양대 연구위원은 벽화 속 두 명의 사신이 중세 중앙아시아의 문화적 전통 속에서 머리에 깃털을 꽂았을 수도 있다며 두 사신이 한반도 출신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는 종합적인 연구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최광식 고려대 교수는 아프라시압 벽화와 고구려 고분 벽화를 비교해 양국의 상호 문화교류에 주목했으며, 지배선 연세대 교수는 고선지 장군의 석국 정벌 배경을 중국 정사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또 정수일 전 단국대 교수는 고선지 장군 휘하의 제지공에 의한 종이 전파를 다루면서 고선지의 서역원정이 갖는 문화 교류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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