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檀奇古史' 중간서 저자는 단재 아닌 이관구
김주현 경북대 교수 논문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단재 신채호 전집에 실려있는 '단기고사(檀奇古史)' 번역본의 중간서(重刊序.중간서문)는 단재가 쓴 것이 아니라 단기고사의 역자이기도 한 화사(華史) 이관구(李觀求.1885-1953)가 직접 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주현 경북대 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단기고사 중간서의 저자 문제'에서 중간서의 내용과 문체, 형식 등을 분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단기고사는 대조영의 동생인 대야발이 719년 썼다고 전해지는 단군조선ㆍ기자조선의 연대기로 1949년 화사와 해암 김두화가 낸 번역본이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이 단기고사는 단군신화를 담은 '환단고기' 등과 함께 진위 논란에 휩싸여 왔는데 서문 마지막에 '단재 신채호 식(識)'이라고 적혀 있는 중간서는 단기고사가 진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의 핵심 근거 중 하나가 돼왔다.
단재는 중간서에서 책을 접한 동기를 소개하면서 "책 모양은 비록 오래돼 헐었으나 진본임이 의심할 여지가 없기에 그 유래를 물었다"고 적고 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중간서에서 단재는 임자년(1912년) 중국 안동현에 이르렀을 때 화사의 부탁으로 중간서를 쓰게 됐다고 밝히고 있는데 여러 기록들을 나타난 단재의 행적을 볼 때 이 시기에 단재가 안동현에 갔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형식과 문체면에서도 ▲한문본인 단기고사에 국한문체로 서문을 쓴 점 ▲직접 번역 능력이 있는 단재가 '후인(後人)이 번역해 속간'하길 바란다는 구절을 쓴 점 ▲'주인공'이라는 표현과 일본어식 표현 등 여타 단재의 글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 사용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단재가 1914-1915년 쓴 '대동제국사선언'에서 단군사가 전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과 1916년 쓴 '꿈하늘'에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고구려사 등을 언급하면서도 단기고사를 언급하지 않은 점은 단재가 1912년 단기고사를 접했다는 점을 의심케 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진(眞)애국자론 등 중간사의 내용은 화사의 '의용실기'의 내용과 흡사하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화사는 사료 선택에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였던 단재를 끌어들임으로써 단기고사의 신뢰성을 높이려했던 것"이라며 "그러나 정작 단재의 문체나 사상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고 또 단재가 자신의 글에서 단군사가 전하지 않는다고 직접 기록해놓음으로써 결국 위작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전에도 중간서가 단재의 글이 아닐 것이라는 주장은 제기됐으나 정확한 근거는 제시되지 못했다"며 "단재와 화사는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지만 화사가 단재의 이름으로 중간사를 쓴 것은 단재 사후의 일로, 단재는 그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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