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불평]2008년 한국 대중음악, 이젠 어디로?

2008. 1. 10. 19: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말이 되면 영화, 대중음악 등 각종 산업계의 당해연도 산업 수치가 보도되고, 2007년 한 해도 한국 대중음악계가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2002년부터 시작한 가요계 불황을 타개할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은 이미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왔다. 한국음악산업협회 발표에 따르면 음반 10만 장 판매를 넘긴 가수가 SG워너비, 에픽하이, 슈퍼주니어 세 팀이다.

그럼에도 "올해 한국 대중음악계는 산업적으로는 최악이었지만 '음악적으론 변화무쌍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한 해'였다"는 식의 기묘한 자화자찬도 따른다. 그러나 세대를 초월하여 '텔미' 열풍을 일으킨 원더걸스와 이들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소녀시대의 음반은 소매상 판매 기준으로 고작 3만6000장과 2만3000장이 판매됐을 뿐이다. 이들을 각 방송사 9시 뉴스와 주요 일간지 문화면 메인 기사로까지 다뤘는데도 그 정도다. 이게 한국의 음반시장을 걱정하여 중앙 매체에서 암묵적으로 밀어주고, 이들의 '충성도 높은 팬들'이 음반을 사준 결과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주류 음악계 쪽의 음반기획사나 매체, 정책당국 모두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헛다리들을 짚고 있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다. 지금 음악 관계자들의 관심사는 음반시장의 불황 타개와 음원시장에서 이동통신사와의 수익 배분 문제에 쏠려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아무도 '콘텐츠의 질'이나 '인프라' 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을 필두로 한 아이돌 그룹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가지고 '음악적으론 변화무쌍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 한 해'라는 평을 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팬덤 이외에는 아무도 음반을 사주지 않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건 그들의 수용자 층이 철저하게 '일부' 10대들로만 '게토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나머지 세대에서는 그들의 음반을 '돈 주고 살 만한 무언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 원더걸스가 일으킨 '텔미' 신드롬에도 불구하고 음반 판매량이 이 정도라면, 냉정하게 얘기해서 현재 아이돌스타들'만'이 지배하는 음악시장에서 음반시장이 되살아나기를 꿈꾸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음원시장이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음원시장은 기본적으로 음반시장에서 나온 음원들로 장사하는 '2차 시장'이고, '콘텐츠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 음반시장 결과물로도 원활하게 음원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생각은 오산에 가깝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음원시장은 뮤지션들에게는 수익이 별로 돌아가지 않는 '사업자들의 시장'이란 점 때문에 음원시장이 성장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뮤지션들에게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음반시장의 불황으로 수익구조는 열악해졌는데 대중의 눈높이는 한층 높아진 상황, 2008년 가요계가 이런 가혹한 현실을 이겨내고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라는 방송기자의 멘트에 대한 답변으로 "20~40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양질의 음악, 즉 '스테디셀러'를 먼저 만들라"고 얘기하고 싶다.

박준흠〈가슴네트워크 대표〉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