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좌·우 모두 국민이 중심에 있어야"
성공회대 사회문회원이 주최한 '2007년 17대 대선 그 이후-대한민국, 어디로 가나?' 포럼이 열린 지난 4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 성공회대 조희연(사회학)·이광일(정치학), 동국대 박순성(북한학) 교수 등 진보 성향 학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제17대 대선에서의 진보세력 득표율 3∼35%라는 참혹한 결과에 대한 원인 분석과 향후 전망을 논의키 위한 자리여서 그런지 "토론자 대신 사회를 맡긴 관계로 발표 시간을 엄격히 따지겠다"는 조효제 교수의 농담에도 분위기는 시종일관 무거웠다.
포럼의 핵심 쟁점은 이명박 정부의 성격 규정과 유일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의 진로였다. 조희연 교수는 대선 결과를 '신성장연합'의 승리로 규정하고 진보세력은 신보수 후보에게 표를 던졌으나 투명성 증대 등 여전히 진보적 요구가 있는 국민을 끌어안는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순성 교수 역시 진보의 대선 참패 원인으로 사회양극화 등은 도외시한 채 국가보안법 등 과거 의제에 집중한 노무현 정부의 정치 과잉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광일 교수나 박상훈 후마니타스 출판사 주간의 시각은 달랐다. 참여정부는 진보라기보다는 신보수로 볼 수 있는 만큼 향후 진보세력은 이들을 끌어안기보다는 계급문제 등 좀더 좌파적 성격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보세력 재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 박 주간은 "자유주의정치세력은 그들대로 현실적인 정체성을 정립하고 진보영역은 더 진보적인 가치를 가진 사람이 공략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진보의 가치와 내용을 자기화하지 못한 자주파의 혁신과 함께 한국사회당, 민주노총까지 포괄하는 민노당의 재구성을 주문했다.
"정치·학문의 기본은 국민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운을 뗀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정치학)의 토론 발언은 중도리버럴, NL/PD 등 각종 전문용어를 받아적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던 기자의 귀를 번쩍 트이게 한 혜안 중 하나였다. 정 교수는 "국민이 노 대통령을 싫어한 이유 중 하나는 말이 많았다는 것"이라며 "교육과 부동산, 주택을 이야기하는 국민에게 우리는 민주화, 계급, 노동문제 등 현재 생활과 동떨어진 산업화시대 '신념'만을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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