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 고구려 동아시아 지금보다 밥 4배 더 먹어
[서울신문]고구려가 동아시아를 제패한 원동력은 '밥심'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지금보다 밥을 네 배나 더 많이 먹었다. 또 조선시대에는 두 배, 고려시대에는 세 배를 먹었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더 많은 양의 밥을 먹은 셈이다.
이런 사실은 한국토지공사가 운영하는 토지박물관이 21일 고구려, 고려, 조선시대 밥그릇과 요즘 쓰는 밥공기에 각각 쌀을 담아 무게를 비교한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 흔히 쓰이는 밥공기에는 350g의 쌀이 들어갔다. 그런데 고구려시대 밥그릇을 채우는 데는 1300g이 필요했다. 네 배 가까운 분량이다.
고려시대 밥주발에는 1040g, 조선시대 밥사발에는 690g의 쌀이 들어갔다. 물론 실제로 밥을 지을 때 필요한 쌀은 이보다 적을 것이다.
시대별 밥그릇 크기의 비교는 토지박물관이 지난해 경기도 연천의 고구려 군사기지 유적인 호로고루(瓠蘆古壘)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6∼7세기 토기 밥그릇이 출토됨에 따라 이루어질 수 있었다.
고려시대 밥그릇은 개성에서 출토된 것을 사들인 12∼13세기 청동주발, 조선시대 것은 역시 토지박물관이 최근 남한산성의 행궁터를 발굴 조사하면서 완전한 형태로 찾아낸 19세기 백자 밥사발을 비교에 이용했다.
18세기 말에 편찬된 이덕무의 '청장관전서'에는 '남자는 한 끼에 7홉을 먹고 여자는 5홉, 아이는 3홉을 먹는다.'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당시 남자 어른이 한 끼에 420㎣ 정도를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역시 지금보다 두 배 이상이 되는 분량이다. 이 때문에 조선 말기에 찾아온 서양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밥의 양을 보고 조선을 '대식국(大食國)'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었다고 한다.
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 있는 토지박물관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이날 막을 연 '땅에서 찾아낸 역사' 특별전에서 이 밥그릇들을 비교전시하고 있다.(031)738-7382.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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