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읽는 세상](4)선거..투표율 낮아질수록 심각한 문제

2007. 11. 2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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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선거는 대표자를 선출하고 그에게 정당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스스로가 자신의 주권을 확인하는 절차다. 다만 화초 한 뿌리도 물을 주는 사람의 따뜻한 사랑 없이 싱그러운 꽃을 피울 수 없듯, 선거 역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한 몸에 받아야만 진정한 민주주의의 수단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대통령 선거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편이지만, 문제는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다. 국회의원 총선거의 경우 '그래프1'이 보여주듯 1948년 첫 선거를 꼭짓점으로 지속적 하락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열풍이 몰아쳤던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다소의 반전을 보였지만, 내년 제18대 총선에서도 치고 올라갈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지방동시선거의 투표율도 선거가 부활된 95년 68.4%에서 2002년과 2006년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투표율을 기록했고, 재선거나 보궐선거 쪽은 사정이 더욱 심각해 40%대 진입도 버거운 실정이다.

연령대별 투표율 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젊은층의 투표율 하락이 우려를 넘어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그래프2'를 보면 만 19세가 처음으로 선거권을 갖게 되었던 2005년 10·26 재선거의 경우 19세나 20대의 투표율이 60대 이상의 3분의 1 수준임을 확인할 수가 있다.

돈이 엄청 많은 부르주아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진 상황에서 중산층과 노동자의 선거권 확대를 요구했던 영국의 차티스트 운동이나 여성들의 참정권 운동,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목숨 걸고 싸웠던 87년 민주항쟁 등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현재 젊은층의 투표율이 낮은 건 어쩌면 가만히 앉아서 얻은 권리이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냉소적인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투표율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대표자의 정당성에 타격이 온다. 가령 30%의 투표율에 30%의 지지율을 얻어 당선된 삼식이는 사실 전체 유권자의 10% 지지도 얻지 못한 셈이 되고 만다.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거대한 조직을 갖추고 있는 세력이 유리할 수 있기에 정치인들은 부정한 돈을 풀어서라도 조직을 확대하고 표를 사들이려 할 수 있다. 또한 지역주의의 조장이나 연고·학연을 내세우는 것도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투표율이 높은 노인들을 공략할 방법을 찾는 편이 유리할 거다. 반대로 젊은이들의 투표율이 낮아질 경우 정치인들은 젊은이를 위한 고민을 덜 하게 된다는 얘기가 성립된다. 사회 자체도 보수화 경향을 탈피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 정도만 해도 낮아지는 투표율이 왜 문제가 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 여성참정권운동의 거목 '구즈'는 "여성도 단두대에 오르는데, 선거권을 갖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다 정말 단두대에 올라야 했다. 그의 외침을 가슴에 새겨보자.

〈도움말|1318하이(www.1318hi.com) 이종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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