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띄우고 앨범으로 굳힌다



[뮤직온] 가요계 새 트렌드 '선싱글 후앨범'
소녀시대 등 신인가수 대부분 싱글 통해 데뷔
고비용 앨범 부담 덜고 반응 살피고 '1석2조'
'선(先)싱글 후(後)앨범' 자리잡나?
2007년 가요계 히트 아이콘이 된 아이들 그룹 원더걸스 빅뱅 소녀시대는 큰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싱글로 이목 끌기 작업을 진행한 후 정규 앨범을 통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낚시로 비유하자면 싱글이라는 밑밥으로 고기를 모은 후 정규 앨범이라는 매력적인 흥행을 낚은 것이다.
최근 대부분의 신인 가수들은 '선싱글 후앨범' 작전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유행이 돼 버렸다. '선싱글 후앨범'이나는 가요계 지각변동의 원인은 무엇인지, 가요계는 이런 지각변동에 대처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 봤다.
#밑밥놓고 대어낚기?
그룹 빅뱅은 데뷔한 지 4개월 만에 정규 1집 앨범을 발매했다. 하지만 이들은 정규 앨범 전에 이미 싱글 3장을 내며 그들의 음악적 색을 대중에게 알렸다. 빅뱅은 팀의 인지도와 대중성을 담보한 뒤에야 1집 앨범을 발표했고 이내 가요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후 미니앨범을 통해 <거짓말>을 히트시켰고, 11월말 두 번째 미니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빅뱅측은 "싱글 앨범은 빅뱅의 각기 다른 색깔을 담기에 좋은 창구다. 한 앨범에 다양한 장르를 담을 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싱글은 여러 번에 걸쳐 발매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거부감이 덜하다. 빅뱅은 앞으로도 싱글에 더욱 신경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근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국민 여동생 그룹' 원더걸스도 빅뱅과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원더걸스는 지난 2월 싱글 <아이러니>로 가요계에 입성했다.
원더걸스는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의 후원 아래 <아이러니>라는 세련된 멜로디로 대중들의 귀를 간지럽혔다. 이들은 지난 9월 발표한 정규 1집 앨범의 타이틀곡 <텔미>로 선풍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빅뱅과 원더걸스는 정규 앨범을 발매하기 전에 이미 수많은 팬 클럽을 거느리며 팬미팅을 진행한 아이들 스타가 됐다.
이들의 사례만 봐도 싱글로 대중에게 어필한 뒤 정규 앨범으로 '굳히기'를 시도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싱글이 대중의 입맛을 파악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 동시에 자신들의 음악을 알리는 창구로 이용한 것이다.
#왜 '선 싱글'인가?
신인 가수들이 '선 싱글' 전략을 내세우는 이유는 저비용 고효율 때문이다. 가요관계자에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싱글을 발매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정규앨범에 1/2도 미치지 않는다. 앨범 판매량보다 음원이 가요계 주 수입원이 되는 현재 많은 가수들이 싱글을 작업에 열중하는 이유도 바로 비용 절감 때문이다.
주요 팬층이 형성되지 않는 신인 가수들은 기성 가수들에 비해 위험요소가 많기에 음반제작자는 싱글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며 대중에게 새로운 가수를 소개 시킬 수 있다.
대중의 취향을 미리 점쳐 정규앨범을 통해 매력을 보강할 수 있다는 것도 싱글의 매력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음악 시장의 현실에서 볼 때 싱글을 먼저 내놓는 것은 대중의 취향을 미리 점쳐보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신인들의 경우 싱글로 음악을 선보인 뒤 대중의 반응에 따라 정규 앨범의 색깔까지 맞추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일본, 미국시장 따라가기?
일본과 미국은 싱글이 활성화 돼 움직이는 거대 음악 시장이다. 싱글도 판매가 될 만큼 '선싱글 후앨범' 시스템이 고착화됐다. 최근 국내 음반계도 싱글 발매가 많아지면서 이 같은 시스템을 밟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가요계 관계자들은 선진국의 시스템을 따라가기에는 국내 시장의 규모가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 싱글 발매 자체가 판매 수익으로 연결되지만 국내에서는 음원 시장에서 외의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싱글을 여러 차례 발매한 후, 정규앨범에는 싱글에 담았던 곡들을 고스란히 수록해 발매한다. 일본 가수들은 싱글 발매를 한 후 방송 등을 통해 음악 알리기에 나선다. 하지만 정규 앨범을 발매한 이후에는 음악 활동을 일체 하지 않는다.
정규 앨범은 팬 서비스 차원에서 '소장가치'에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 앨범보다는 싱글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내기 때문에 정규 앨범이 '소장가치'의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일본과 미국의 음악시장처럼 싱글 발매가 판매 수익으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면 국내 가요계도 이들의 시스템을 따라갈 것이다. 하지만 국내 음악시장이 움츠러들면서 싱글은 가요계가 자체적으로 제안한 자구책일 가능성이 크다.
강태규씨는 "오랜 사랑을 받은 뮤지션이라면 정규 앨범을 발매하는 데 무리가 따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일반 가수들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작비를 쓰면서까지 앨범을 제작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가요계가 싱글이라는 대안을 모색한 것이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강은영기자 kiss@sportshankook.co.kr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아이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