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없는 '영화연기대상'

2007. 10. 2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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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중 20명중 7명 참석… 불투명한 선정방식도 도마위

시작부터 심사의 신뢰성 논란을 야기한 '국민이 뽑는 2007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이 결국 '대리영화대상'으로 전락해 빈축을 사고 있다. 주최측은 졸속추진으로 수상자 대부분이 시상식에 불참하자 계획에 없던 상을 참가자에 맞춰 급조하는 등 파행으로 치달아 다음 행사는 기약조차 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9일 경북 경주시 엑스포공원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17개 부문 20명의 수상자 가운데 고작 6개 부문 7명만 참석했다. 축하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댄스그룹'소녀시대' 멤버(9명)보다도 적었다. 그나마 시상부문에 없다가 참가자에 맞춰 급조된 상이라는 지적을 받은 공로상과 영스타상, 한국을 빛낸 영화배우상 3개 부문을 빼면 수상자 본인은 3명 뿐이었다.

이날 시상식장을 찾은 500여명의 팬들은 김상경 김혜수 김래원 김아중 등 스타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지만 매번 다른 사람이 무대에 오르자 실망과 분노를 넘어 체념하는 분위기였다.

행사를 주관한 경북영상위원회는 SBS로부터 수상자 발표 이전부터 생중계취소를 통보 받았는데도 시상식 전날(18일) 밤 늦게야 수상자들의 불참으로 중계를 하지 않는다고 공지해 빈축을 샀고 문화관광부 등 일부 기관으로부터는 허락도 없이 후원기관 표시를 해 물의를 빚었다.

시상식의 파행은 1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예산을 쓰고도 3일간 고작 6편의 영화를 야외에서 상영하는 등 졸속으로 치러진 행사의 당연한 귀결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다른 영화제와 차별한다며 도입한 인터넷 투표는 영화제와 상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망가뜨렸다는 평가다. 1명이 매일 14개 부문별로 1회씩 25일간 작품을 추천토록 한 인터넷 투표는 열성팬의 몰표로 결과를 심각하게 왜곡시켰다는 지적이다.

실제 작품상을 받은 '화려한 휴가'가 최다득표(4만4,109표)를 받았는데, 일각에서는 "열성팬 2,000명만 동원하면 모든 부문의 상을 싹쓸이 할 수 있는 허술함으로 시상제의 기본전제마저도 무너뜨렸다"고 비난하고 있다.

지역 영화인들은 "경북영상위원회가 시상식 한 달 반을 앞두고 세부행사계획을 확정하고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등 처음부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던 비상식적인 영화제였다"며 "지난해 6월 납득하기 힘든 인물로 영상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부터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경북도가 실시한 시나리오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조차 전북이나 부산에서 예산을 지원 받아 영화가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며 "열악한 영상인프라는 외면하면서 엉터리 영화제에 10억원이나 쓰는 것을 보면 경북도가 영상산업 발전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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