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Analysis] 스타들, 왜 야구장으로 향하는가?
포스트시즌은 연예인시즌? 1.스포테인먼트 위력 2.선수와 개인적 친분 3.야구단과 윈윈효과 |
홍수아-남희석-김장훈윤태영-박민영-양배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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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톱클래스 연예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가수 김장훈은 두산에 요청해 이날 애국가 독창에 이어 경기 중 응원 단상에서 깜짝 콘서트를 열었고, 반대편 한화 응원단상에선 고향팀을 응원하는 개그맨 남희석의 코믹한 몸짓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뿐만 아니다. 이날 본부석 쪽에선 '태왕사신기'에 출연 중인 탤런트 윤태영이 경기를 관전했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크게 인기를 끈 사유리, 손요 등도 생중계 카메라에 얼굴이 잡혔다. 14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는 탤런트 오지호가 나타났다.
연예 관계자들은 "올해처럼 연예인들이 야구장에 많이 몰려가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대체 왜 그들은 야구장을 찾는 것일까.
▶스포테인먼트
본래 SK 와이번스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시켜 탄생시킨 마케팅 개념이다. 그런데 진짜 스포테인먼트의 파워를 제대로 깨달은 건 연예 기획사 쪽이다. '야구장에 간 연예인'이 갖는 파급력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매체수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연예인들이 기존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인기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야구장에선 한순간에 '대박'이 날 수 있다. '거침없이 하이킥'의 스타 박민영은 15일 2차전에서 시구를 한 뒤 이날 밤 주요 포털사이트의 스포츠 뉴스를 휩쓸었다. 14일 1차전 시구자인 탤런트 홍수아의 시구 장면 동영상은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관중 3만 명이 모이는 잠실구장은 일종의 쇼케이스 현장이 될 수도 있다. 전광판에 얼굴 한 번 뜨는 걸로, 운 좋으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건강한 이미지를 알리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예인 매니저들의 증언이다.
▶골수팬과 친분
본래 팬이거나 야구 선수와의 친분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김장훈의 경우 "OB 베어스 시절부터 뼈 묻은 열혈 팬"이라고 말한다. 두산 경기를 자주 관전하는데 올 정규시즌엔 연장전에서 극적으로 승리하자 기쁜 마음에 옆자리의 낯 모르는 아이를 무동 태운 장면이 전광판에 떴다. 김장훈 스스로 경기를 즐길 수 있었고, 이미지업에도 큰 도움이 됐다.
연예인들과 두루 친한 야구 선수들도 있다. LG 조인성이나 현대 이숭용은 마당발을 자랑한다. 경기 도중 친한 연예인이 관중석에 앉아있는 걸 발견하면 슬쩍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연예인과 야구 선수 간 네트워크가 점차 확장되면서 한두 명씩 야구장을 찾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물론 과거 이승엽처럼 지나치게 의도를 갖고 접근해오는 연예 기획사들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윈(win)-윈 효과
야구단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연예인이 나타나면 일단 관중이 즐거워하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도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예 구단 쪽에서 전략적으로 미는 경우도 있다. 가수 겸 방송인 이현지는 올 초 SK의 얼굴마담 격인 '와이번스 걸'로 임명된 뒤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주요 무대가 케이블 채널에서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옮겨진 대표적 사례다.
반대로 늘씬한 몸매로 인기를 끈 모 여가수와 기획사는 올해 서울 쪽 구단에 "같이 홍보 좀 하자. 응원가를 만들어 부를 테니 야구장에서 활용해달라"는 제의를 먼저 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이젠 시구자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지난 8월 '소녀시대'의 유리는 두산 경기 때 언더스로 시구를 선보여 화제가 됐는데 매니저와 일주일간 맹훈련한 결과다. '홍드로' 홍수아는 76㎞짜리 강속구를 던져 또다시 야구팬들을 들끓게 했다. 야구단과 연예인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 김남형 기자 scblog.chosun.com/star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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