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유지현의 ML식스센스](28) 'PS탈락' 또 다른 시작이다

2007. 10. 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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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야구팬이 야구에 만취하는 가을이다.

애리조나가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덕분에 나 또한 현장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체이스필드를 찾아 보니 그 열기는 대단했다.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 있는 데도 긴장감이 감돌 정도였다.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애리조나가 시카고 컵스에 3-1로 승리하자 홈팬의 반응은 대단했다.

그런 보습을 보니 저 자리에 김병현 선수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애리조나는 그 여세를 타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 올랐다.

경기장을 빠져나오는 길에 잠시 다른 생각을 했다.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 22개팀이나 된다는 사실이 새삼 다가왔다. 내가 소속된 시애틀 매리너스 또한 아쉽게 지구 2위에 그쳐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의 가을 역시 무척 분주하다. 와신상담하며 내년 시즌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국내 구단 못지않게 가을 마무리 훈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야 알 수 있었다.

지난 5일부터는 메이저리그급 실력을 갖춘 기대주들이 참가하는 'FALL 리그'가 열렸는데 또 다른 야구가 시작되는 셈이다.

FALL 리그는 단일팀이 아닌 5개팀에서 각각 7명 정도의 선수들을 선별해 팀을 구성한다. 총 6개 팀으로 리그가 진행된다. 그 안에 반가운 이름도 있었다. 더블A 소속인 정성기 선수가 로스트 맨 위에 이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래저래 관심이 커지게 됐다.

국내프로야구도 마무리 훈련이 막 시작될 시기다.

각 팀은 내년 전력을 점검하게 되는데 특히 4강에 들지 못한 팀들은 더더욱 고된 훈련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나 또한 선수 시절에 상상을 초월하는 마무리훈련을 해본 적이 있다. 돌려보면 힘들기 때문에 해볼 만한 게 바로 마무리훈련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시즌 동안 지친 몸을 이끌고 또다시 훈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정신적으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기도 하다. 확실한 주전자리가 없는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것이고 신인급 선수들에게는 기본기부터 배울 수 있는 교육의 현장이 된다.

마무리훈련은 이듬해 스프링캠프로 통하는 출발점이다. 스프링캠프는 시작 단계라기보다는 정규시즌으로 가는 중간단계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마무리훈련지에서 숙소를 들여다보면 선수들의 애환이 그대로 보인다. 여자 친구 또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책상 위에 사진을 올려놓고 달력에 하루하루를 체크해 나가는 게 보통이다.

그 가운데 '오늘 하루도 지나갔구나, 며칠 남았지'라며 달력에 'X' 표기를 하는 선수와 본인 스스로 목표 삼고 있는 훈련에 만족하며 O 표기로 보람을 찾는 선수 사이의 미래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왕 하는 거 행복한 마음으로 뛰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시애틀 매리너스 코치연수 중〉

P.S.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개팀에 축하 인사를 전하며 풍성한 가을 잔치가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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