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10년만에 솔로데뷔 꿈 이뤘지요"

2007. 9. 18.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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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현유 기자] 아수라. 인도 신화에 나오는 신 이름, 얼굴 한쪽은 선한 모습의 여유로움과 한쪽은 천의 얼굴을 갖는 아수라 백작은 그 자체로도 '변화무쌍' '팔방미인' '다재다능'을 표방한다. 지난달 말 청담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마주한 가수 아수라(본명 이은지)는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변화를 얼굴 뒤에 감추고 있었다.

"제가 지었어요. 아수라라는 이름...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단 뜻이죠" 무심결에 기자의 손에 들려진 앨범의 앞면과 뒷면의 모습은 정말 확연히도 다른 모습의 그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죠.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였어요. 장기자랑이란 장기자랑은 다 나갔어요. 그 정도로 노래하는 게 좋았다고 할까요." '음악'이란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크고 동그란 눈이 반짝인다.

아수라의 이번 데뷔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3,4년전 아툼라와 헵시바라는 그룹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회사가 부도가 나고 팀이 해체되자 아수라는 '이 길이 아닌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 딱 10년만 해보자' 하고 묵묵히 걸어온 끝에 희망이 보였다. 98년 가수 데뷔 이후, '솔로 데뷔'라는 꿈은 그렇게 아수라에게 10년이란 기다림의 세월을 선물한 후에야 성큼 한 발짝 다가왔다.

별밤 뽐내기 출신, CM송부터 작사가까지 '다양한 재주꾼'

90년대 초중반, '별밤' 하면 DJ 이문세가 떠오르던 시절, 아수라는 그 아련했던 추억 속 '별밤 뽐내기' 금상 수상의 주인공이다. 그 때 아수라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 가수 옥주현도 별밤 뽐내기 출신이라지. 지금의 별밤이야 노래로만 뽑는다지만 그 당시 '별밤 뽐내기'는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장기자랑을 다 포함했다.

같은 시기, M.net 가요제에서도 장원을 수상했다. 아수라는 이후 오디션을 통해 CF와 라디오 CM송을 비롯, 영화 '오버더레인보우' '한강수타령' '유리화' '황금사과' '스마일어게인' 등 많은 드라마의 OST에 보컬세션으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인기리에 방영중인 '황금신부'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98년 가수 데뷔에 앞서서 96년도에는 작사가로 데뷔, 장윤정의 '몰라몰라'를 작사하기도 했다. 여기에 보컬트레이너와 재즈바 아르바이트까지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재주꾼인 아수라다. 학창시절에는 경필 대회 1등을 한 경력이 있기도 하다.

아수라는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매니저에게 직접 스타일링을 해줄 정도로 손재주가 있는 그는 인터넷의 한 쇼핑몰에서 봄부터 가을에 쿨의 유리와 함께 스타샵을 런칭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케이블 채널 온게임넷에서는 VJ로도 활동했다. 하지만 곧 얼마안가 벽을 느꼈다. "VJ는 톡톡튀고 높은 톤의 음색이어야 하는 데 반해 낮은 톤의 차분한 음색인 나는 맞지 않은 걸 느꼈어요. 쉬지 않고 끊임없이 얘기해야 하는 일이라 그만큼 순발력과 많은 지식이 필요했고요. 그런 면에서 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꼈죠. 하지만 그 일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던 것 같아요."

조곤조곤 얘기를 나누다 문득 마주친 얼굴에 '예쁘다'는 단어가 뇌리에 스친다. 조심스레 물어봤다. 혹시 연기에도 관심이 있느냐고. 금세 답이 돌아온다. "사실 영화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냥 단역이지만...(웃음) 카페에서 수다떠는 장면이었는데 그전까지 저와 함께 연기하는 파트너분이 조용하시다가 '컷'소리가 들리자 눈빛이 달라지시더라고요. 오버하시면서 연기를 하는데 저는 따라가기가 벅찼어요. 그때 느꼈죠. '아, 정말 연기는 타고나야 하는 거구나,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어야지만 연기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아수라의 걸작(Girl作) 앨범은 '걸작'

아수라의 이번 0.5집 앨범 명은 걸작(Girl作). 아수라라는 이름만큼이나 걸작이다. 누가 지었나는 질문에 아수라 자신이 지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겉뿐만이 아니다. 앨범에 담겨있는 노래 또한 기획에서부터 제작까지 모두 아수라가 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야 있겠냐만은 유독 애정이 가는 곡이 있을 듯 했다. "'아니야 아니야'가 가장 애착이 가요. 작곡자와 더불어 저도 곡을 썼는데 보통 곡을 쓰는데 며칠 정도 걸린다고 치면 이곡은 2, 3주나 걸렸어요"

총 6곡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MBC 아침드라마 '내 곁에 있어'의 음악감독이자 OST의 계의 마이더스 손 이종수 프로듀서가 참여하고 러시아 모스필름 오케스트라 80인조가 협연 녹음에 동참해 컴퓨터가 흉내낼 수 없는 생생한 감동을 선사한다.

디스코, 펑키힙합,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곡으로 노래 하나하나가 아수라의 섬세하고 짙은 감성을 잘 담아냈다. 이렇듯 버릴 것 하나 없는 곡으로 이루어진 앨범은 '아수라'라는 이름을 입증하듯 댄스곡 'I hate you'와 발라드 곡 '반성문'인 투 타이틀을 지향한다.

아수라는 자신이 존경하는 가수로 인순이를 꼽는다. "저의 롤(역할)모델이라고나 할까. 모든 장르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성을 가진 선배님인 것 같아요. 트로트서부터 알앤비, 디스코, 소울, 블루스, 재즈까지 못하시는 장르가 없지요. 물론 부분적인 면에서 더 잘하는 가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모든 부분을 따지자면 인순이 선배를 능가할 가수는 없을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장르는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는 "딱히 장르를 정해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흑인 음악에 정감이 가요. 어릴 때는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즐겨 불렀죠. 학창시절 우상이었다고나 할까. 아, 빅마마도 참 좋아하는 가수 중 한명이에요"

아수라는 지난 8월 방송된 KBS 2FM '윤도현의 뮤직쇼-서바이벌 오디션'에 출연한 소감도 전했다. 노래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인들을 초대해 실력을 겨루는 프로였다. "그 때 심사위원인 박선주 씨와 작곡가 안정훈 씨를 비롯, 여러 피디 분들이 계셨어요. 저 딴에는 많은 준비를 하고 나갔는데 비록 라디오 프로그램이었지만 보이는 라디오라 카메라가 딱 눈앞에 있으니까 어찌나 떨리던지...그 때 심정은 말로 못해요(웃음)."

꿈이 있다면 끝까지 돌다리를 두들겨라

좌우명을 물었다. 한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라고 외치듯 얘기하는 아수라. 안 물었으면 큰일날 뻔 했다.

가수로서의 소망도 궁금해진다. "어느 한 장르에 편중되는 가수는 되고 싶지는 않아요. 가볍고 신나고 대중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곡을 쓰고 싶어요. 대중들이 들었을 때 따라 부르기 쉬운 곡 말예요. 또한 '대중적인 가수도 실력이 딸리지 않는구나'라는 점을 전해주고 싶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수라는 '편안하고 재밌는 가수'라는 평을 듣고 싶어요"

남자친구도 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동네 친구로 만나 예쁜 만남을 계속하고 있어요. 아이돌 가수도 아니고 거짓말을 한다고 한들 네티즌들은 금방 아시잖아요. 뭐하러 가식적으로 대답하겠어요"라고 반문하는 아수라는 그만큼 솔직하고 당당하다. 말이 나온 김에 요즘 네티즌들의 인터넷 문화도 살짝 꼬집는다. "색안경을 끼고 바깥에 드러나는 흠만 잡으려고 하지말고 사람이 있는 그대로 그 자체를 보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라디오 DJ를 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내비친다. "보이는 게 아니니 편안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저녁시간 차분하게 외국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 있잖아요. 팝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은 배철수 아저씨가 유일하니까. 저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꿈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돌다리를 두들겨라, 그러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과 함께 뛰어난 최고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외치는 아수라. 그가 10년만에 이루어낸 '솔로 데뷔'는 그 어떤 운도 아닌 스스로 개척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제 또 다른 이상을 향해 전진하는 그에게 노력이 존재하는 한 한줄기 섬광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yu@osen.co.kr

<사진> 황세준 기자 storkjo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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