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하 옹호하는 '도덕불감증' 현실

2007. 9. 1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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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자수첩

김용호기자·문화부

불법 가라오케 영업을 한 정준하(36)의 '파문'에도 불구하고, 15일 MBC TV '무한도전'은 무리 없이 방송됐다.

정준하 때문에 새 촬영은 중단된 상태지만 이미 과거에 촬영해놓은 영상을 활용했다. 방송에선 '썩소 앤 시티'라며 6명 멤버들의 '패션쇼'를 보여줬다. 시청률은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최고인 22.9%(TNS미디어코리아)나 나왔다.

6주 연속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무한도전'의 인기는 이미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반증이다. 온갖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MBC가 정준하를 포기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6명 캐릭터의 이미지를 잡아놓은 MBC로선 하루아침에 이를 놓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것을 취하려다가 큰 것을 잃을 수 있다. '불법' 연예인을 옹호한 결과로 MBC 전체 이미지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호 PD는 "정준하가 결백하다고 믿는다"라며 '제 식구 감싸기'에 나섰다. MBC 측도 정준하의 유임을 잠정 확정해놓은 상태다. 이미 10월 방영분까지 촬영해놓은 여유가 있다고 하니, 그동안 비난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바라는 속내가 엿보인다.

연예인들은 종종 거짓말을 한다.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 바꾸기도 거리낌 없이 한다.

정준하는 문제의 S가라오케에 대해 처음에는 "불법행위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취재에 의해 증거가 포착되자 "불법행위가 있을 수는 있는데 내가 주도한 것은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술집지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어느 정도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나중에는 "전혀 없다"고 발뺌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다. S가라오케 단골들의 증언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정준하를 옹호하는 상황은 심각한 '도덕불감증'이 우려된다. 방송에서 이미지만 좋다면 불법행위도 용서가 될 수 있다는 논리는 위험하다. 연예인들은 특권집단이 아니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물의를 일으켰다면 사과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이하의 여섯 남자가 모였다'며 자연스러운 웃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는 방송 속 이미지 일 뿐이다.

정준하는 13일 밤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검은색 고급 외제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역시 서울 강남에서도 최고급으로 분류되는 '텍가라오케' 운영자다운 퇴장이었다. 방송에서 하도 술집 자랑을 하기에 "포장마차라도 운영하려나"했던 서민들의 소박한 상상은 그렇게 무참히 깨졌다.

y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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