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중국 수학여행 '성매매' 실태..시청자 분노

2007. 9. 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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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세나 기자 / 조선닷컴 ET팀] "충격적이다. 어른들의 이기심으로 아이들이 망가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분노했다. 12일 방송된 MBC 'PD 수첩'에서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 고등학생들이 현지 성매매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현실태를 고발했다.

 제작진은 지난 8월 현직교사의 충격적인 제보를 받고 밀착 취재를 시작, 상당 부분 사실임을 밝혔냈다.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다온 A고등학교 남학생들은 "당시 숙소였던 호텔 지하에 마사지 숍이 있었다. 방으로 마사지 안내 전화가 왔었다. 첫날에 몇명이 갔다 왔고 소문이 퍼지자 둘째 날에는 더 많은 친구들이 마사지 숍을 갔다 왔다"고 증언했다. 문제는 마사지 숍에서 마사지 만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불법 성매매까지 이뤄졌다는 것이다.

 A고등학교가 머물렀던 호텔 마사지 숍 종업원들 역시 한국 학생들을 기억했다. 그들은 "한국 학생들이 많이 와서 새벽까지 바빴다"고 제작진에게 전했다.

 중국 수학여행 도중 발생하는 학생들의 성매매 실태를 더 자세히 취재하기 위해 A고등학교와 일정이 비슷한 B고등학교의 중국 수학여행을 밀착 취재했다. 그런데 B고등학교의 숙소인 호텔은 한국 중년남성들이 골프 관광으로 많이 찾는 호텔이었고 호텔 내에는 그들을 상대하는 퇴폐 성매매 업소가 성행 중이었다. 로비에는 아이예 한글로 '남방 미인' '북방 미인'이라고 쓰여 있는 마사지 간판이 있었다.

 취재를 하던 중 충격적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밤이 되자 여학생들은 매점에서 술을 사기 시작했다. 옆쪽에는 선생님들이 있었지만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다.

 남학생 숙소도 마찬가지였다. 새벽 한시. 선생님들이 모두 사라지자 아이들은 한 두명씩 모여들기 시작했고 거리로 나왔다. 거리로 나온 학생들에게 업소 여종업원들이 접근했고 흥정이 이뤄진 듯 학생들은 숍으로 들어갔다. 이를 지켜보던 제작진이 급히 여행사로 전화해 아이들을 다시 숙소로 돌려 보낼 수 있었다.

 A와 B 해당 학교를 찾아갔다. 해당 학교 측은 "그런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철저하게 학생들을 감시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학여행을 책임진 여행사에서는 더욱 어이 없는 발언을 했다. "모든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 마사지 숍 없는 곳은 업다. 그런식으로 따지면 아이들 방 밖에서 나오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며 오히려 언성을 높였다.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가. 학생들의 성매매, 그 이면에는 한국 여행사와 하청을 받은 현지 중국 여행사 간의 수입을 둘러싼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한국 여행사는 현지 측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수학 여행단을 인계하고 현지에서 학생들을 인계받은 중국 여행사는 수익 남기기에 급급한 나머지 학생들의 숙소인 호텔 주변 퇴폐 영업소까지 통제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은 "충격적이다. 같은 어른으로 부끄럽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다. 고등학생 자녀를 뒀다는 한 시청자는 "선생님들은 '인솔자'라는 의식을 잊은 것 같다. 여행은 일이 끝난 후 해야 한다. 여행사들은 아이들을 돈으로 보고 있다. 분노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아이도 위험에 놓여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 scblog.chosun.com/sava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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