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납량특집]자유로 귀신 믿어? 말아?
귀신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마솥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이면 으레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유행병처럼 번진다. 처녀귀신, 달걀귀신, 화장실 귀신, 여우귀신 등등…. 온갖 목격담과 괴담, 기담이 떠돌지만 그러나 소문과 진실의 경계는 대체로 모호하다. 올여름에도 많은 귀신들이 TV나 영화를 비롯해 장안을 누비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자유로 귀신'이다. 그녀(?)는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1위까지 올랐다. 그뿐 아니다. 그녀의 동영상과 몽타주, 사진, 만화 등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실체를 밝히기 위해 모 케이블TV가 추적보도에 나설 정도로 초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올여름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자유로 귀신 신드롬'은 지난 10일 한 방송에서 가수 탁재훈이 "자유로에서 차를 태워 달라고 하는 '자유로 귀신'과 마주쳤다"며 "자세히 보니 눈이 없고 큰 구멍이 있었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탁재훈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게스트로 출연했던 박신혜가 "실제 방송에서 '자유로 귀신'의 모습을 그려본 적이 있는데, 목격자 모두가 똑같은 그림을 그렸다"고 말해 '자유로 귀신'에 대한 신빙성을 더했다.
이같은 내용이 방송된 이후 넷세상은 '자유로 귀신' 이야기로 뒤덮였다. 숱한 목격담이 전해졌고, 그녀를 담은 것이라는 동영상과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애인에게 살해당한 20대 초반의 이모양이다'거나 '연예인이 되고 싶어 했던 연예인 지망생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에게 자주 나타난다'는 등 생전의 그녀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도 쏟아졌다.
이렇듯 '자유로 귀신'이 태풍급 서스펜스를 일으키자 급기야 한 연예 케이블TV가 19일 퇴마사를 대동하고 그녀를 찾기 위해 나섰다. 이 프로그램에서 퇴마사 김모씨는 "자유로 부근에서 목이 졸려 살해당한 20대 초반 여성으로 부패해서 얼굴이 뭉개졌다"며 "그녀는 2002년 자유로 부근에서 발견됐는데, 범인인 40대 초반의 남자가 2005년께 붙잡혔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의 얘기처럼 실제로 2002년에 한 20대 여성이 살해되고, 그 범인이 2005년 잡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넷세상은 또 한번 발칵 뒤집혔다.
그러나 이같은 '자유로 귀신'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2005년 여름 개그우먼 박희진이 자유로에서 그녀를 만났다고 말해 당시에도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후 일산에 사는 연예인이나 매니저 등 연예관계자 사이에서 종종 목격담이 전해졌다. 연예인 사이에서는 '유명 인사'로 불릴 정도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은 '자유로 귀신'에 대해 "개인적 관심이나 프로그램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의적으로 지어낸 이야기"라며 "평소에는 안 나타나다가 여름에 연예인들에게만 나타나는 이유가 뭐냐"고 지적하고 있다.
〈엄민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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