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수락산 낙뢰..5명 사망 6명 부상(종합2보)

2007. 7. 2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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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순식간에 정신잃어, 철재 등산장비 피해야

(고양=연합뉴스) 김도윤 강병철 기자 =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집중호우가 내린 29일 북한산과 수락산에서 낙뢰로 인한 감전 사고가 발생해 등산객 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북한산 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북한산의 등산로 출입을 통제하고 아직 산에 남아 있는 등산객들에게는 서둘러 하산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잇단 낙뢰 사고 = 이날 오전 11시55분께 경기도 고양시 북한산 용혈봉 정상 부근 바위에서 낙뢰사고로 안영태(57)씨 등 등산객 4명이 숨지고 최명규(46)씨 등 4명이 다쳤다.

부상자들은 모두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한 상태지만 일부는 내상이 심한 경우도 있어 '관찰이 필요하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사고가 나자 소방당국은 헬기 4대를 동원해 사망자와 부상자를 서울과 의정부, 고양 등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또 비슷한 시간 의정부시 수락산 8부 능선 부근의 등산로에서도 낙뢰사고가 발생해 등산객 임경자(47.여)씨가 숨지고 일행 오운기(60)씨 등 2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 '번쩍', 순간 정신잃어 = 부상자 김봉태(46)씨는 "서둘러 하산하려고 용혈봉에서 내려서 1-2m 아래 지점에 있었는데 '번쩍' 하며 '지~잉' 하는 소리가 들리는 순간 넘어진 뒤 정신을 잃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김씨는 "비슷한 위치에 있던 등산객도 여러 명 넘어졌으며 "직전에 용혈봉 꼭대기에서는 3-4명이 직접 낙뢰를 당한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일행 신모(36)씨도 "안개만 낀다고 해 산행을 진행했는데 오전 11시 30분께부터 기상이 돌변하면서 천둥, 번개와 함께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일행 10여명과 함께 일렬로 서 용혈봉을 내려오는데 낙뢰로 순식간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등산객은 "쇠밧줄을 잡고 용혈봉을 올라가다 '찌릿'하는 순간 추락해 잠시 정신을 잃었다"고 했다.

부상자와 목격자들은 당시 용혈봉과 주변에는 모두 30-40여명의 등산객이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현장에 나섰던 119 구조대원은 "사고 현장에 출동해 보니 일부 등산객이 발과 다리에 물집이 잡힌 채 쓰러져 신음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 사고 원인 = 경찰과 소방당국은 낙뢰가 치는 순간 용혈봉 정상과 아래 부근에서 각각 등산객 일부가 감전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특히 낙뢰가 바위 틈 빗물을 타고 흐르면서 쇠 종류의 소지품을 갖고 있던 등산객들이 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상자 김씨와 신씨는 같은 산악회 소속으로 당시 산성 종주를 위해 양끝이 철로 된 스틱과 D형 고리 등을 매단 안전벨트와 바늘로 시간을 알 수 있는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다.

신씨가 차고 있던 이 손목시계는 유리가 깨지고 12시 1분에 멈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 산악인들은 "각종 등반 안내서에 낙뢰가 칠 때는 표적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능선에 서 있지 말고 금속 소재인 스틱 등 등산 장비를 몸에서 멀리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산이 더 이상 낙뢰 안전지대가 아닌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때는 안전수칙을 숙지하고 가능하면 등산을 자재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사상자 명단

▲사망자

안영태(57.일산병원), 정원상(36.고양 명지병원), 이재선(30.여.의정부의료원), 황순옥(여.30대 추정.서울 아산병원.이상 북한산)

임경자(47.여.의정부 성모병원.수락산)

▲부상자

최명규(46.고양 명지병원), 윤성은(16.여.청구성심병원), 김봉태(46.의정부 성모병원), 임승환(67.상계 백병원.이상 북한산)

엄기남(50.여자), 오운기(60.이상 의정부 성모병원.수락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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