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이 페널티킥 골이 없는 사연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54) 감독은 20일 깜짝 놀랄 사실을 공개했다.
1978년-1989년 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에 출전, 모두 98골을 넣었지만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차 감독이 넣은 골은 모두 필드 골이었다.
1986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적은 거의 없다고 회고했다.
차 감독이 페널티킥과 인연이 없는 사실에는 뜻밖에 '아픈 사연'이 있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 폭발적인 득점력을 겸비한 차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을 거쳐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제5회 아시안컵 대회에서 뜻하지 않은 악몽을 경험해야 했다. 3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차 감독은 그 때의 상황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성인 대표팀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차 감독은 1972년 5월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이라크와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그런데 이라크와 전.후반 경기를 0-0으로 끝내면서 결국 승부차기로 들어간 한국은 2-4로 졌다. A 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차 감독은 그만 페널티킥을 실축,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돼 버렸다.
차 감독은 "90분을 뛰고 쓰러질 듯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승부차기에 내가 포함됐고 결국 실패했다. 그 공포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후 승부차기나 페널티킥을 찰 기회가 와도 필사적으로 거부했다.
아시안컵 때의 페널티킥 실축에 따른 두려움이 여전히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 감독은 "대학교 시절 주장을 맡아 연습경기를 했는데 승부차기까지 가서 나 혼자 넣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날 이기기는 했지만 주장으로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골문 앞에서 표범처럼 날쌘 몸놀림으로 골을 사냥하던 천하의 차 감독은 뜻밖에도 골키퍼와 1대1일 대결에는 한없이 약했던 셈이다.
gogo213@yna.co.kr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우연히 본 동료 '불륜 카톡' 찍어 유포…법원 벌금형 선고유예 | 연합뉴스
- '계곡살인' 이은해가 받은 유족연금 1천300만원, 한푼도 환수못해 | 연합뉴스
- [소셜+] "예쁘기만 하네"vs"전통 훼손"…체험한복 '전통성' 갑론을박 | 연합뉴스
- '탱크데이' 논란 5개월 만에…스타벅스, 투썸 제치고 1위 탈환 | 연합뉴스
- [팩트체크] 중국서 잡아 제주서 말린 생선…제품명에 '제주' 붙여도 될까 | 연합뉴스
- 영국 동물원서 호랑이 우리에 들어갔다가 물려 숨져 | 연합뉴스
- 방송인 남창희, 결혼 8개월만에 임신 소식…내년 2월 출산 예정 | 연합뉴스
- 안성서 승용차 추락해 30대 사망…차량 동호회 이동 중 사고 | 연합뉴스
- 함께 술마시던 10대 여자친구 폭행·상습 음주운전도…20대 실형 | 연합뉴스
- 미국서 강도죄 14년 복역하고 한국군 입대?…법원 "면제 대상"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