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감독이 페널티킥 골이 없는 사연은

2007. 7. 20. 18:2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54) 감독은 20일 깜짝 놀랄 사실을 공개했다.

1978년-1989년 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에 출전, 모두 98골을 넣었지만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 차 감독이 넣은 골은 모두 필드 골이었다.

1986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적은 거의 없다고 회고했다.

차 감독이 페널티킥과 인연이 없는 사실에는 뜻밖에 '아픈 사연'이 있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슈팅, 폭발적인 득점력을 겸비한 차 감독은 청소년 대표팀을 거쳐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제5회 아시안컵 대회에서 뜻하지 않은 악몽을 경험해야 했다. 3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차 감독은 그 때의 상황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

성인 대표팀에 첫 발을 내딛게 된 차 감독은 1972년 5월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이라크와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

그런데 이라크와 전.후반 경기를 0-0으로 끝내면서 결국 승부차기로 들어간 한국은 2-4로 졌다. A 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차 감독은 그만 페널티킥을 실축,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 돼 버렸다.

차 감독은 "90분을 뛰고 쓰러질 듯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승부차기에 내가 포함됐고 결국 실패했다. 그 공포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후 승부차기나 페널티킥을 찰 기회가 와도 필사적으로 거부했다.

아시안컵 때의 페널티킥 실축에 따른 두려움이 여전히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차 감독은 "대학교 시절 주장을 맡아 연습경기를 했는데 승부차기까지 가서 나 혼자 넣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날 이기기는 했지만 주장으로서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골문 앞에서 표범처럼 날쌘 몸놀림으로 골을 사냥하던 천하의 차 감독은 뜻밖에도 골키퍼와 1대1일 대결에는 한없이 약했던 셈이다.

gogo213@yna.co.kr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