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경의 철학과 역사적 재해석' 학술대회 성료

2007. 7.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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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단재 신채호는 천부경을 위서라 하지 않았다", "한민족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천부경이라는 텍스트에 내재해 있다", "주역이 이성적 사유의 체계라면 천부경은 신명과 하나되는 수련체계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 주최 '천부경의 철학과 역사적 재해석' 학술대회가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기조강연한 박성수 명예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는 "천부경 위서론자들이 단재 신채호의 '조선사연구초'에 인용한 이 글은 이름 그대로 논문 초고를 모은 것이고 완성된 글은 6년 뒤인 1931년 '조선상고사'와 '조선상고문화사'였다"며 "몇몇 단어의 연구만으로 위서론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원 교수(한국체육대)의 사회로 연구논문 6건이 발표됐다. 이근철 강사(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는 '천부경의 삼(三)에 관한 선도(仙道)적 고찰'에서 "천부경 속의 '삼'에는 우주의 근본 원리인 '일(一)'이 '천ㆍ지ㆍ인'으로 상징되는 세 가지 요소들로 나뉘어져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 다양한 역할들을 함으로써 모든 만물을 생성하고 구성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삼원론의 논리를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미라 강사(전남대)는 '천부경의 기호학적 의미' 에서 "'서양 우주론 이전에 한국 우주론이 있었고 그것이 천부경이다'고 말하는 것이 기호학적으로 가능하다" 면서 "이 연구로 보면 한민족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천부경이라는 텍스트에 내재돼 있다"고 말했다.

민영현 강사(경성대)는 '소도경전본훈과 천부경의 철학사상'에서 "천부경은 일기(一氣)와 삼신(三神)으로부터 와서 다시금 삼신과 일기에로 돌아가는 과정을 지극히 간단한 81자로 압축해 담고 있다"며 "오직 하나에로 돌아가, 성통공완을 이룰 것을 사람들에게 밝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는 '천부경의 도상화-천부경에 의한 복희 팔괘·하도의 해석'에서 "상수학 전통에서 하도나 하도의 원리를 팔괘로 표현한 복희선왕팔궤도가 주로 평면적 원형(圓型)으로 이해돼왔다면 천부경의 구수론(십수론)으로 팔괘ㆍ하도를 분석해보면 팽이형과 같이 입체적 도상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김용환 교수(충북대)는 '천부경에 나타난 한얼태교의 원리'에서 '천부경=태교원리+인간의식 형성과정'을 나타낸 표현으로 81자의 문자 중 '일적십거 무궤화삼(一積十鉅無櫃化三)과 '대삼합육생칠팔구운(大三合六生七八九運) 구절을 집중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중 '일적섭거 무궤화삼'을 "일이 쌓여서 십이 되는데 상자가 없어서 삼으로 변한다"고 직역했고 이를 "한얼이 열달 동안 성장하니(一積十鉅), 자궁이 없어지고(無櫃), 사람으로 변했다(化三)"라고 의역했다.

조남호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는 '천부경의 연구사정리3-천부경과 주역'에서 "주역과 천부경에서는 천지인에 대한 사고가 들어있지만, 그 지향점은 다르다"며 "주역이 점을 통한 이성적 사유의 체계라면 천부경은 신명과 하나되는 수련의 체계"라고 짚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학연구원이 2006년 6월부터 천부경을 주제로 개최한 세 번째 학술대회다. 학술논문 총 16편이 발표됨에 따라 그동안 위서론에 휩싸여 제대로 연구돼 못했던 천부경을 학문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편, 천부경(天符經)은 천제(天帝)의 환국(桓國)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글이다. 환웅 대성존이 하늘에서 내려온 뒤 신지혁덕(神誌赫德)에게 명해 녹도문(鹿圖文·사슴발자국모양문자)으로 기록했는데, 고운 최치원이 일찍이 신지의 전서(篆書)로 쓴 옛 비석을 보고, 다시 문서를 만들어 세상에 전한 것이다.

천부경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환단고기'를 편집한 계연수가 1916년 묘향산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탁본해 1917년 단군교당으로 보낸 뒤부터다. 1920년 도교사상가이자 정신철학자인 전병훈(1857~1927)이 저서 '정신철학통편'에 천부경해제를 실은 것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부경 해제다. 그 후 1921년 계명구락부에서 발행한 잡지 '계명'4호에 한별(생몰연대 미상)이 천부경을 해제했고, 1922년 유학자 김택영(1850~1927), 1923년 석곡 이준규(1899~1923), 1930년 단암 이용태(1890~1966) 등의 천부경 해제가 잇따라 나왔으며, 일제말 독립운동가 이시영 홍범도 여운형 등도 천부경을 소개하거나 천부경을 찬양하는 글을 남겼다.

<관련사진 있음>

김용호기자 y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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