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시즌 첫승 김미현, 상금 쾌척
우승 상금의 절반인 10만5000달러를 토네이도 희생자들에게 쾌척. 키는 작았지만 '슈퍼 땅콩' 김미현(30·KTF)의 마음 속은 누구보다도 넓었다.
김미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올시즌 첫 승의 낭보를 알렸다. 지난해 10승의 영광은 어디가고 올시즌 7개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던 '코리안 낭자군단'의 무기력증을 일깨우는 통쾌한 첫 우승이었다. 김미현은 7일 오클라호마주 브로큰 애로의 시더릿지CC(파71·606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골프(LPGA) 투어 셈그룹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백전 노장' 줄리 잉스터(미국)와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7월 제이미 파 오언스 코닝클래식에서 나탈리 걸비스(미국)와 연장 3홀 대접전 끝에 우승한 이후 10개월 만에 거둔 개인 통산 8승.
우승상금 21만달러(약 1억9500만원)를 받은 김미현은 그 중 절반을 시상식 직후 미중부지역을 강타한 토네이도 피해자들에게 성금으로 내놓겠다고 밝혀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한 피해에 가슴아팠고, 이같은 선행이 우리 한국선수들을 보는 눈을 다르게 할 것"이라는 김미현의 마음 씀씀이는 역시 1990년대 후반 LPGA를 개척한 맏언니 중 한명답게 시원스러웠다. 최종 라운드에서 김미현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쳐 합계 3언더파 210타를 기록, 잉스터와 공동선두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홀(파4)에서 1m 남짓한 파퍼트를 놓치고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잉스터에게 동타를 허용한 아쉬움이 클 법했지만 연장전에 임하는 김미현은 의외로 차분하고 침착했다.
406야드의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 첫홀에서 김미현은 티샷이 잉스터보다 짧았지만 하이브리드 4번으로 그린 옆 프린지에 떨군 뒤 1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겼다. 반면 6번 아이언으로 올린 잉스터의 두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 러프에 떨어졌고, 세번째 칩샷이 홀을 지나쳐 2m 남짓한 거리에 멈췄다.
짧은 파퍼팅 싸움에서 승부는 갈렸다. 다음주 만 47세가 되는 잉스터의 파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살짝 흘렀고, 뒤이어 퍼트한 김미현은 두번 실수를 거듭하지 않았다.
"땡그렁" 소리와 함께 김미현의 승리가 확정되자 이지영(하이마트), 이미나(KTF) 등 후배들은 그린에 뛰어들어 물과 음료수 등을 쏟아부으며 마치 자신들의 일인양 기쁨을 나눴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김미현은 강한 바람과 쌀쌀한 날씨, 습한 환경 속에서 차분하게 페이스를 지킨 반면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였던 라일리 랭킨, 니콜 카스트랄리, 스테파니 로든(이상 미국) 등은 보기를 범하며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김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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