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한번은 '엄마표 도시락' 먹어요"
(용인=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정성이 가득한 `엄마표 도시락'을 먹어요"
경기도내 대부분 학교들이 단체급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서원초등학교가 지난해 4월부터 학생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엄마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면서 학부모.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23일 학교에 따르면 직영급식을 하는 이 학교는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을 `엄마가 도시락 싸 주시는 날'로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이 학교 학생들은 음식이 상하기 쉬운 7월과 날씨가 추운 12월, 그리고 방학기간을 제외하고 매월 한차례씩 엄마가 정성들여 싸 준 도시락을 먹는다.
학교측은 엄마가 도시락을 싸 주는 날을 운영하면서 김밥 등 구입한 도시락은 안 되고 반드시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는 도시락만을 갖고 오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각 가정에 자녀의 도시락속에 엄마가 쓴 편지를 함께 놓도록 했으며 어린이들에게는 엄마에게 감사의 답장을 쓰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점심 식사를 하면서 각자 싸 온 도시락을 친구들과 서로 나눠먹도록 했으며 이날만큼은 교장 선생님은 물론 전 교직원 역시 도시락을 싸와 학생들과 먹도록 했다.
가정형편상 도시락을 싸 올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교사들이 표시나지 않게 도시락을 대신 싸와 친구들과 어울려 먹도록 하고 있다.
이 학교가 이 같은 날을 운영하게 된 것은 갈수록 핵가족화 되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외식이 증가, 어린이들이 엄마가 직접 만들어 준 음식을 먹을 기회가 점차 줄어들어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 학교 윤점섭(56.여) 교감은 "처음에는 학부모들이 도시락을 싸는데 크게 부담스러워 했다"며 "그러나 학교에서 `가족 사랑,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득, 지금은 대부분 어머니들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또 "매일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만을 먹던 학생들도 엄마가 싸 준 도시락을 즐겁게 먹고 있으며 요즘은 엄마가 도시락 싸주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도시락 속에 넣어 주고 받는 엄마와 자녀들 사이의 편지가 자녀사랑과 부모은혜를 생각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원초교는 "엄마가 싸 준 도시락 하나가 급우간, 부모와 자녀간 사랑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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