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자취방 등 대학가 '엿보기'..'음란 몰카' 유포까지

2007. 4. 1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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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엿보기' 무방비

여대생 자취방등 주택 밀집

'음란 몰카'사이트 유포까지

◇ 대학가 인근에서 여학생 자취방을 몰래 훔쳐보거나 촬영하는 등 '엿보기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음란물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몰카' 동영상의 한 장면.

 숙명여대 한모씨(24)는 요즘 밤마다 집에 들어가기가 무섭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음흉한 '눈길' 때문이다.

 2년째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한씨는 얼마 전부터 누군가 자신의 방을 엿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혼자 방에 있다가 창문 쪽에서 인기척을 느껴 밖으로 나가보면 이미 달아나고 있는 발소리만 들린다. 일주일 넘게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물증'이 없어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한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학가 인근 주택들은 '엿보기'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다. 대학교 인근 집주인들이 주거 공간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집을 짓거나 증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인근 하숙집 밀집지역의 경우 옆 건물과의 거리가 2m 이내로 촘촘히 붙어있는 곳이 많다. 조금만 주의를 게을리하면 창문을 통해 사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공동주택은 건물 외벽간의 거리를 2m 이상 띄워야 하는 관련 법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한국외대 인근에는 옥탑방을 증축한 주택들이 상당수 있다. 옥탑방에서는 주변 주택들의 내부를 손바닥 보듯이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 학교 근처 옥탑방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한국외대 김모씨(26)는 "옥상에 서 있으면 창문을 통해서 옆집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본의 아니게 옷을 갈아입는 옆집 여학생의 모습을 보게 될 때도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할 행정관서는 이같은 불법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주변 건물에 대한 사생활 침해 여부는 옥탑방 증축 허가 조건에 포함되지 않는다. 대학교 인근 주택가의 훔쳐보기는 동영상이나 사진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란물 공유 사이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자취방 몰카', '여대생 자취방 훔쳐보기' 등 실제로 찍은 엿보기 동영상, 사진을 주고 받는 일도 흔하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황준원 박사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몰래 엿보기에 집착한다면 관음증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며 "타인의 방을 손쉽게 볼 수 있는 주거환경은 관음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김경민(한국외대) 명예기자 ebeal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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