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을 빛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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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왼쪽부터 고 천상병 시인, 고 중광 스님)
서울 인사동이 잡상인들에 의해 빠르게 훼손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80년대만 해도 인사동 전통문화 거리에는 납작한 기와지붕을 얹은 작은 상점들이 즐비했다. 꼬불꼬불한 미로 골목은 서울의 전형적인 길거리 풍경이요, 서울의 숨결이었다.
그러한 인사동 옛 모습이 갈수록 사라져 가니 이 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그러나 신통한 것은 아직 인사동에는 양식집이나 일식집이 없다고 한다. 밥집 대부분이 한정식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인사동 몇몇 점방은 방주인이 몇번이나 바뀌었지만, 놀랍게도 방 곳곳에 옛 사람들의 손때 묻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이것을 가장 기쁘게 생각하고 있는 이는 '거리 사진가'로 불리는 중견작가 조문호(59)씨다. '인사동 지킴이' 조씨가 결코 문명에 사그라들지 않을 인사동만의 풍류와 이곳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키기 위해 조그만 사진전을 연다. 14∼20일 인사동 공화랑에서 열리는 '인사동 그 기억의 풍경'이 그것이다.
사진전에는 인사동을 풍미했던 작가, 학자, 주민 등이 인사동을 배경으로 등장한다. 모두 110명의 서 있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작품전에는 80명이 등장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천상병 시인, 화가 중광 스님, 박재삼 시인도 담겨 있다.
시인 신경림, 문학평론가 구중서, 인사동보존회장 장재창, 민예총이사장 김용태, 행위예술가 무세중씨의 얼굴도 보인다. 모두 인사동을 지켜온 자랑스런 인물들이요, ''인사동 인간문화재''가 아닐 수 없다. 작품사진은 한지에 디지털 프린트했다.

(사진 설명 : 왼쪽부터 이유나, 조문호)
조씨는 "인사동을 사랑하는 토박이들과 제 집처럼 드나드는 문화예술인들의 기억을 통해 인사동의 풍류를 조명하고 그 정체성을 모색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고, 사진작가 한정식 중앙대 명예교수는 "납작한 인사동 지붕 밑에서 인사동의 기억을 소주잔에 부어 마시며 인사동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은 이 골목, 저 골목에 콩깍지 속 콩알처럼 박혀 있다"고 회억하고 있다.
전시 기간에 관람객에게 5×7인치 규격의 사진을 촬영해 증정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또한 14일 오후5시, 17일 오후5시 두 차례 '인사동 정체성을 위한 퍼포먼스'도 진행된다. 조씨는 이를 기념해 오는 4월쯤 사진집도 펴낼 계획이다.
경남 창녕 출신의 조씨는 동아미술제 사진부문 대상(1985), 아시안게임 기록사진 공모전 대상(1986), 강원다큐멘터리 작가 선정(2002) 등의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다음은 입상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고)천상병(시인) ▲(고)중광(화가) ▲(고)박재삼(시인) ▲박상희(조각가) ▲신경림(시인) ▲민영(시인) ▲여운(화가) ▲구중서(문학평론가) ▲황명걸(시인) ▲이청운(화가) ▲김영수(사진가) ▲장재창(인사동보존회장) ▲김용태(민예총 이사장) ▲문순옥(귀천 대표) ▲김완규(통인가게 대표) ▲공창호(공화랑 대표) ▲김명성(학산 대표) ▲전활철(벼랑기획 대표) ▲김호근(북카페 대표) ▲무세중(행위예술가) ▲임재경(언론인) ▲강찬모(화가) ▲김신용(시인) ▲김용문(도예가) ▲장사익(가수) ▲김언경(설치미술가) ▲신동여(도예가) ▲전유성(방송인) ▲수안스님(화가) ▲신명덕(장승조각가) ▲배평모(소설가) ▲한봉림(도예가) ▲최영해(시인) ▲임영주(가람미술문화원장) ▲이목일(화가) ▲장경호(화가) ▲조해인(시인) ▲장익화(나무기획 대표) ▲이계익(전 교통부장관) ▲김영복(문우서림 대표) ▲박광호(화가) ▲박인식(소설가) ▲주명덕(사진가) ▲이미례(영화감독) ▲육명심(사진가) ▲최울가(화가) ▲채현국(교육자) ▲천호선(쌈지 대표) ▲한정식(사진가) ▲이명선(연지곤지 대표) ▲안창홍(화가)
문의는 (02)735-9938.
정성수 기자 hul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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