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맨 스토리 시즌 2, 라디카 큐브월드

2007. 2. 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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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제품은 영국 라디카에서 출시한 큐브월드 두 번째 시리즈다. 4.5×4.5×4.5 크기의 정육면체 모양을 가진 제품으로 마치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다마고치를 연상시키지만 큐브월드는 다마고치와는 전혀 다른 컨셉의 제품이다.

다마고치를 휴대용 애완동물을 키우는 제품이라면 큐브월드는 말 그대로 작은 정육면체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마고치 처럼 먹이를 준다거나 병이 들어 약이나 주사 처방을 해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모드가 있지만 단순히 버튼 하나로 타이밍에 맞춰 점수를 올리는 방식이라 게임기로서는 길거리에서 파는 몇 천 원짜리 장난감보다 못하다. 사용자는 그저 정육면체 속에서 아옹다옹 살아가는 스틱맨들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직접 조종하고 캐릭터가 자라는 성장 시뮬레이션 게임인 다마고치를 생각하고 이 제품을 구입한다면 아마 사용자로부터 쉽게 버림받을지 모른다.

이 제품이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해외에서처럼 대단한 호응을 얻지를 못했다. 하지만 큐브월드 시리즈는 꾸준히 발매되고 있고 마니아층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큐브월드의 진정한 매력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우선 제품 포장을 살펴보면 투명 플라스틱 케이스로 보호되어 있어 사방에서 내용물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케이스를 뜯고 내용물을 꺼내보면 바닥에는 일본어 설명서와 수은 건전지, 그리고 큐브월드 본체 2개를 볼 수 있다. 디자인이나 외형상으로 봤을 때 첫 번째 시리즈와 달라진 점은 그다지 없어 보인다.

큐브월드의 두 번째 시리즈에는 4명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추가됐다. 세트 A에는 음악을 좋아하는 믹과 청소가 취미인 더스티가 있고 세트 B에는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핸디와 운동을 좋아하는 한스가 각각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큐브월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사용법을 알고 있겠지만 처음 큐브월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법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보자. 우선 제품 앞면을 보면 버튼 세 개가 놓여있는데 좌측으로부터 사운드 버튼, 전원 버튼, 스틱 게임 버튼, 하이 스코어 버튼이 배치되어 있다.

일단 중앙에 있는 전원 버튼을 살짝 누르면 예전 인터넷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던 졸라맨을 닮은 스틱맨이 긴 잠에서 깨어난 듯 몸을 푼다. 한번 더 버튼을 누르면 'Play!!'라는 글자가 뜨면서 게임이 시작되는데 게임은 무척이나 간단해 타이밍에 맞춰 중앙버튼을 눌러 점수를 올리는 방식이다.

청소를 좋아하는 더스티는 파리가 지나가는 타이밍에 맞춰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식이고 음악을 좋아하는 믹은 떨어지는 레코드판을 타이밍에 맞춰 잡으면 된다.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 한스는 다리로 다가오는 벽을 격파하고 공작을 좋아하는 핸디는 망치로 땅에서 올라오는 무언가를 타이밍에 맞춰 내리치면 점수가 올라간다. 게임을 조용히 즐기고 싶다면 왼쪽 버튼을 눌러 사운드를 끄면 된다.

그동안 즐겼던 게임의 최고 기록을 알고 싶으면 오른쪽 하이 스코어 버튼을 누르면 화면 상단에 기록이 나타나고 기록을 지우고 싶다면 뒷면에 있는 리셋버튼을 누르면 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게임방식이나 조작이 간단해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반대로 쉽게 질려버리기도 한다.

자 그럼 스틱맨의 삶을 지켜보기로 하자. 각자의 개성에 따라 음악을 연주하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하며 청소 혹은 뭔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큐브월드의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가 모션센서 기능인데 제품을 옆으로 눕히면 화면 속의 스틱맨이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이 작업을 계속 반복하면 결국 어지러워 구토하는 모습의 스틱맨을 볼 수 있다.

큐브월드가 하나만 있을 때에는 스틱맨이 외로움에 벽에 머리를 부딪히며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때 다른 큐브월드를 옆에 붙여주면 스틱맨이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하기도 하고 옆집으로 이동해 같이 이야기를 한다든가 때로는 서로 주먹질을 하며 싸움을 하기도 한다.

큐브월드 두 번째 시리즈 4개를 전부 연결해 놓았을 때 스틱맨들의 삶은 인간사의 그것과 별 다르지 않다. 잠시도 쉬지 않고 무언가를 저지르는 소란한 스틱맨들을 보는 재미란 '과연 신이 있다면 인간들을 지켜보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위에서 역기로 운동을 하던 한스가 역기를 떨어뜨려 1층에 사는 믹의 피아노를 부수는 장면은 이 제품의 압권인 장면 중 하나. 그리고 셋이 모이면 가끔 이간질을 해 한사람을 왕따 시키는 장면은 실제 사람과 별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분주하게 다른 스틱맨과 부딪히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옆집에 누가 사는가에 따라 스틱맨의 행동패턴은 바뀌는데 행동패턴은 총 10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작다면 작은 수고 많다면 많은 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독신자 직장인이 자기 방에서 몇 가지의 행동패턴을 할까? 출근, 그리고 퇴근, 식사 등 적어도 스틱맨보다 많은 행동패턴을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그만큼 스틱맨이 보여주는 세계관은 단조로우면서도 분주한 일상을 그리고 있다.

현재 큐브월드 시리즈는 세 번째 버전까지 출시된 상태다. 오늘 살펴본 2번 째 시리즈를 보면 알겠지만 기존 제품과 크게 달라진 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작사에서는 어째서 세 번째 버전까지 출시를 했을까? 흔히 제품을 새롭게 선보일 때는 기능이나 디자인을 개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큐브월드는 기존 시스템에 제각각 개성 있는 캐릭터 추가에 의미를 두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아파트 옆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듯 새로운 성격의 캐릭터를 추가하고 기존 제품과 또 다른 행동 패턴을 만들어내면서 사용자들의 호기심을 최대한 자극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제품의 매력 포인트는 사용자가 스틱맨의 자유분방한 삶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제품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스틱맨의 행동패턴을 조절할 수는 있다. 자신이 배열해 놓은 스틱맨이 다른 스틱맨과 어떻게 친해지며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사용자의 즐거움이다.

큐브월드를 가지고 놀다보면 각각의 스틱맨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런 개성도 일종의 고정관념이라는 듯 갑자기 돌발행동을 일삼는 스틱맨들의 의외성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국내에서는 워낙 다양한 종류의 휴대용 디스플레이 기기가 넘쳐나는 실정이라 단지 흑백 도트 액정을 가지고 있는 큐브월드가 얼마나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눈에 보이는 것이 화려해야 눈길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히 지켜보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큐브월드 시리즈는 꼭 수집하고 싶은 제품이 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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