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실험실서 또 안전사고, 폐기물 처리 '대충'.. 禍불러
(::화학약품 마구섞어 폭발 99년 3명사망 등 잇단사고::)
반복되는 실험실 사고에 대한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에서 또다시 실험실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주 먹구구식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밝혀져 서울대의 허술한 실험실 안전관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대 생명과학관 20동 1층 복도에서 강모(29·생명과학부 박사과정)씨가 운반하던 화학약품 폐기물이 폭발하면서 강씨가 허벅지와 엉덩이 등에 화상을 입고 서울대 응급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강씨와 함께 폐기물을 나르던 경비원 이모(65)씨도 손등에 화학약품이 튀면서 화상을 입고 치
료를 받았다.
경찰과 서울대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섞지 말아야 할 화학약품 폐기물을 함께 담아 운반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이날 건물 2층 A실험실의 폐기물을 정리하기 위해 20ℓ 들이 플라스틱 폐기물 통에 유독성 유기용매인 유기할로겐화합물과 산류(酸類) 화학물 등을 섞어 담아 폐기물을 쌓아두는 건물 입구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경비원 이씨가 강씨를 돕기 위해 거들었고, 플라스틱통 안에서 화학반응이 일면서 폭발했다.
서울대는 오는 5일 시작되는 자연대 건물 이전 작업을 위해 지난 29일 '2일까지 폐기물을 정리하라'는 공문을 각 실험실에 전 달했으며 급하게 폐기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실험실에서는 가스 누출사고도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자연대 관 계자는 "폐기물은 전문업체를 통해 체계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문지식이 없는 대학원생들에게 맡겨 이 같은 사고 가 일어났다"며 "학교의 실험실 안전관리는 1년에 한 번 실시 하는 안전교육이 전부"라고 말했다. 서울대에서는 지난 1999년 원자핵공학과 실험실 폭발사고로 3명이 사망하는 등 실험실 사고가 있따랐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서울대 환경안전원이 발간한 '실험실 안전 백서'에 따르면 서울대 전체 실험실 중 46%가 위험 물질을 소홀히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오세정 자연대 학장은 이에 대해 "학생들에 대한 안전 교육이 부족했다"면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음성원기자 eumryos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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