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타미(熱海) 살인 사건' 연일매진 돌풍

2007. 1. 23.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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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리듬에 맞춰 범인을 찾아볼까

뮤지컬 같은 무대로 관객 사로잡아

극단 공작소의 <아타미(熱海) 살인 사건>에 매진 행렬이 끊일 줄 모른다. 극장이 있는 4층까지 닿으려면, 쭉 늘어선 관객들이 비좁은 통로를 지나 입장하고 나서야 가능하다. 공식 좌석 70석에다 보조석마저 다 차, 발길을 돌리는 관객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지난해 12월 나흘에 걸쳐 300여명의 관객을 초대해 이례적인 시연회를 연 뒤 나온 만큼, 무대 구석까지 자신감이 넘쳐 난다. 그 결과, 지난 6일 막 올린 실제 무대를 접한 관객들의 평에는 느낌표가 줄을 잇는다. '웃다가 다시 진지했다가, 또 슬프다가, 사람 혼을 다 빼놓을 만큼 재미있었어요~!!'(1월 11일 한유미)

객석을 압도하는 즉물적 감동. 거기에는 한바탕 난리 치고 난 배우 4명의 이마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땀방울도 큰 몫을 한다. 유일한 여배우로 나와 1인 4역을 감당하는 김수련(28)은 "연극, TV, 영화 등 다 해봤지만 연극 무대가 주는 카타르시스는 최고"라고 말했다.

도시에 와서 타락한 옛 애인을 어렵사리 만난 총각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자며 애원한다. 그가 도시의 화려한 삶을 버릴 수 없다는 그녀를 결국 죽이고 만다는 결론에 이르기까지, 줄거리는 일면 신파적이기까지 하다. 주무대는 도쿄 경시청 부장형사실. 그러나 이 곳이 도쿄의 환락가, 고향 들길 등으로 변해가면서 객석은 서서히 진실 속으로 진입한다.

1974년 일본 소극장 운동의 기수인 스가 고헤이가 쓴 작품이다. 1985년 <뜨거운 바다>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래, <월미도 살인 사건>(2002년) 등으로 꾸준히 재공연되면서, 이 작품은 환골탈태를 외쳐 왔다. 이번 무대는 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1950~60년대를 풍미한 팝송에서 테크노 클럽을 연상케 하는 광란까지, 모든 음악적 편린들은 범인의 진실을 밝혀내는 도구로 동원된다. 이 대목에서, 무대는 주크 박스 뮤지컬의 연극적 변신으로도 비친다. 최규환 연출, 오의택 김주후 최대훈 김수련 출연. 2월 4일까지 76스튜디오. 화~금 오후 8시, 토 4시 7시 30분, 일 4시. (02)3673-558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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