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해방구 발언' 김용갑 의원, '징계에서 해방'

한나라당이 '광주 해방구' 망언으로 광주시민의 명예를 훼손한 김용갑 의원에 대해 '징계 유보 및 개인적 차원의 사회봉사'를 결정한 것은 호남민심보다는 보수진영을 의식한 고도의 '정치적 결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의원의 징계 문제는 한나라당의 호남을 향한 '진정성'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졌던 만큼 이날 윤리위의 무처분 결정으로 한나라당의 '호남 진정성'이 다시 도마에 오르게 됐으며, 호남껴안기에도 상당한 진통이 예견되고 있다.
지역민들은 한나라당의 김 의원 처분 결정을 보면 결국 호남껴안기가 실상 대선을 앞둔 '표 구하기'에 불과한 게 아니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김형오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지난 26일부터 1박2일 동안 호남을 방문해 복지시설 자원봉사와 시ㆍ도 정책간담회를 통해 호남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시하던 중이라 한나라당의 이중 행태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김용갑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6ㆍ15 민족대축전 당시 광주에서 주체사상 선전 홍보물이 거리를 돌아다니고 교육 현장에서 사상 주입이 이뤄졌으며 행사 기간 내내 광주는 완전 (공산주의) 해방구였다"고 발언, 광주시민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김 의원의 발언이 도를 넘은데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호남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윤리위 징계를 통한 진화를 시도했었다.
한나라당 윤리위의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권고 △당원권 정지 △공개경고 등 4가지로, 광주ㆍ전남지역에서는 김 의원에 대해 제명 등 중징계를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했으며, 당내에서도 중징계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윤리위의 계속된 강경 징계 방침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의 징계 여부가 당내 계파간 갈등으로 비화하면서 "제명 등 강경징계는 물건너 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더욱이 윤리위 징계절차가 예정된 이날 오전 강재섭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당 소속 의원들의 '불미스러운'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창녕ㆍ광주에서 사회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의 문제 발언이 사회봉사 명령 도입 이전에 발생해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마저도 '개인적 차원의 사회봉사'로 애매하게 처리하는 등 철저하게 김 의원 손을 들어 준 셈이 됐다.
김 의원의 징계 여부를 주시해 온 광주ㆍ 전남 시민단체들은 한나라당의 결정을 비난하며 특별한 조치가 없을 경우 상경시위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이어서 김의원 파동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 의원 망언 파문과 윤리위 결정이 향후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전남일보=이건상 기자 gslee@jnilbo.com/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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