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해 금속화폐는 독립국가 증거물"

2006. 10. 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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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통보는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한 독립국가였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물입니다."

서병국 교수(발해사)가 13일 포천 대진대 연구실에서 발해금화 5점(본지 4일자 1면 보도)을 공식 공개했다. 화폐 앞면엔 발해통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고 뒷면엔 발해 영역도로 유추되는 형상(지도)들이 그려져 있다.

"발해 화폐는 발해가 독립국가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의 속국(지방정권)이었다는 중국 동북공정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요. "

화폐엔 천통팔년(天統捌年)이란 명문도 선명하다. "대조영 즉위 8년(서기 705) 주조됐다는 것을 표기한 것입니다. 특히 천통 연호는 고구려 유민 중심의 천하통일을 의미합니다."

독자적인 연호는 화폐 앞면의 용무늬와 더불어 발해가 자주적 황제 나라였음을 보여준다는 것. 화폐 모양도 관심이다. 가로 3㎝, 세로 5㎝ 사각형에 삽 모양의 발이 달려 자귀를 닮았다.

"사각형의 화폐는 주나라 때 비슷한 화폐가 사용된 것을 제외하고는 중국에서는 통용된 적이 없습니다."

서 교수가 발해 금화가 진품임을 확신하는 이유는 뭘까. " 5개의 화폐 뒷면에 새겨진 발해 영역도를 조합해 보면 한반도 강릉 지역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주장했던 대조영 8년 시기의 영역과도 일치하지요."

일부에선 발해라는 국호가 새겨진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중국 쪽에서 진국(震國)이라 불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진국은 동쪽에 있는 나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 쪽에서 '동쪽 나라'라고 보통명사처럼 사용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중국사서에는 진국이 발해국이란 기록이 있다.

"이번에 공개된 발해 금화는 통용화폐였다기보다는 기념주화 성격이 강한 별전입니다. 별전이 있었다는 것은 통용화폐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화폐 뒷면의 지도를 두고 당시 발해인이 어떻게 그런 지형 인식이 가능했겠냐고 의문을 던지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보다 70년 앞선 고구려 영류왕 시절 당 태종 즉위 축하 사절단이 봉역도를 보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고구려와 당의 국경을 표시한 지도였지요."

서 교수는 "이번 발해 화폐 공개가 반도사관에 갇힌 문헌사학의 한계에서 벗어나 발해사의 실체를 역사적 상상력 앞에 불러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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