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홍익인간 이화세계'' 잊혀진 우리 仙道문화사

2006. 10.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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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불교, 도교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낯익었지만, 사실상 외래 문화다. 그렇다면 유·불·도 3교 이전에 우리 고유의 정신문화는 없었을까.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한국 선도의 역사와 문화'는 우리의 잊힌 정신 문화를 '선도(仙道)'로 파악하고, 그 역사와 문화를 지난한 작업을 통해 찾아 모아 소개하고 있다. 단군 연구로 유명한 박성수 교수(한국학중앙연구원) 등 5명의 역사학 전공자들이 2년여 결집해 선도문화의 유구한 역사적 전개 과정을 상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통사적으로 체계화시켰다.

선도란, 한민족 고유의 정치·경제·사회·종교를 두루 포괄하고 있던 일종의 심신 수행법. 개인완성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국가를 유지해 주는 사회적 규범이요, 인재양성 체계였다. 고구려의 조의선인, 신라의 화랑도, 백제의 대선이 개인수련과 함께 사회적인 실천으로 전쟁에도 나섰던 국가적 인재양성기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선도문화의 핵심은 홍익인간, 이화세계다. 고대 중국 사서에는 한민족을 "정직·성실·친절하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돕지 않고 못 배기는 정의감 넘치는 사람들"로 서술했다. 한마디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외래 3교가 들어오기 전의 평가로서,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닐 터, 곧 선도가 만들어낸 정신문화가 아닐 수 없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총설에는 한국 선도에 관한 역사적 인물과 유적들을 새롭게 소개한다. 특히 근대 사학자 단재 신채호가 처음으로 말한 선도에 주목하며 그의 사서에 나타나는 문헌적 근거들과 함께, 연개소문이 원주 치악산에서 수련한 내용을 담은 '갓쉰동 이야기'의 전문을 전한다.

2·3장에서는 단군조선 전후 역사를 다룬 '부도지' '한단고기'와 같은 여러 선도 사서들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또한 '다물(되물리자)'이라는 순수 우리말에서 나온 다물주의는 고구려의 정치이념이었는데 그 뿌리는 선도와 단군에 있다고 밝힌다. 특히 우리 고유의 경전으로 전해지는 '천부경'과 '삼일신고'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개천절에 거행하는 천제의식에 대해서도 그 뿌리를 고대의 국가의례이자 한민족 고유의 선도수행이었다고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4·5장은 조선시대 선도의 흐름을 소상히 밝히고, 6·7장은 조선 말 이후 선도 단체들의 활약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책은 우리의 귀중한 정신유산이요, 보물을 되찾았다는 느낌을 준다.

정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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