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테이션 T43 '네비게이션 유감'

2006. 10. 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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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PMP에 DMB와 네비게이션을 통합한 컨버전스 기기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PMP에서 단순히 PMP로의 기능성만을 추구하기에는 부담이 커서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기기에서 아이스테이션은 선도자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의 디지털 환경에서 누가 먼저 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 PMP와 네비게이션, DMB가 하나로

디지털큐브 아이스테이션 T43

아이스테이션 T43은 16:9 비율의 4.3인치 LCD를 갖춘 전형적인 PMP다. 최신 PMP가 그렇듯 아이스테이션 T43에는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는 PMP 본연의 기능과 지상파 DMB 수신 기능, 라디오, MP3, 보이스리코더 등 다양한 기능성을 부여받고 있다. 물론 전작인 아이스테이션 V43에서 이어온 네비게이션 기능은 아이스테이션 T43의 가장 큰 특징에 해당한다.

아이스테이션 T43의 기능성 및 인터페이스는 상당히 좋아졌다. 모바일 OS인 큐토피아를 탑재하여 단지 PMP에서의 확장된 기능 뿐 아니라 일정 관리, 계산기, 메모장 등 PDA에서나 활용할 수 있었던 기능성마저 통합하고 있다.

게다가 네비게이션 등에서의 활용도를 고려한 터치스크린 채용 및, 소프트웨어로 구성된 각각의 기능에 따른 고유의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적용을 통해, 제한된 인터페이스로 인한 조작성의 제약 문제를 무난히 해결하고 있다.

네비게이션 패키지에 포함되는 네비게이션 모듈에서도 참신함이 돋보인다. 마치 도킹 모듈을 쓰듯 연결하게끔 되어 있는 이 차량용 거치대에는 PMP급 네비게이션에서 구현해내지 못한, 하지만 차량용 네비게이션에서 늘 단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조작성에 대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해내고 있다.

물론 그만큼 거치대의 부피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지만 이로 인한 단점보다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통한 편의성 부여라는 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조작단자는 왼쪽에 모여있다.

전원은 오동작을 막기 위해 지연시간을 두고 있으며, 실수로 작동시키기 어렵다. 홀드 기능도 겸한다.

■ 좋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러나

아이스테이션 T43은 PMP로 활용할 경우 평균적인 사용 환경에서 약 6시간 가량의 재생 성능을 보여준다. 사용시간은 무난한 수준. 내장 안테나를 통해 어디서든 휴대용 지상파 DMB 수신기로 활용할 수 있으며 MPEG, DivX, XviD, WMV 등 다양한 영상 코덱을 지원한다.

여기에 일본 DIMAGIC의 음향기술을 적용, 휴대용 음향기기로는 비교적 괜찮은 수준의 음질을 제공한다. 그리고 큐토피아를 통해 구현되는 PDA로의 기능, USB 호스트 기능을 이용한 휴대용 백업장치로의 활용,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오디오 출력 단자와 컴포넌트 단자까지 갖추고 있는 영상 출력 단자 등이 아이스테이션 T43을 고성능 영상가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듯 아이스테이션 T43은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으며 이 기기의 기능성을 부여해내는 소프트웨어의 완성도 및 편의성 면에 있어서도 상당한 수준을 보여준다.

4000mAh 용량의 전용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썼다.

수납 시에는 깔끔하지만 상당히 긴 안테나를 써서 DMB 수신율이 꽤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기능성과 그에 따른 성능에 대한 욕심이 지나쳤던 것일까? 이런 장점을 부각시키기에 아이스테이션 T43은 상당히 어정쩡한 모습을 보인다. 구태여 표현하자면 기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따로 논다고 하면 될 듯하다.

아이스테이션 T43에는 조이스틱 버튼과 더불어 몇 개의 조작키가 있다. 물론 대다수 기능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로 구현된 인터페이스를 이용하기에는 4.3인치라는 화면 크기는 너무 좁다.

그렇다면 외부로 배열되어 있는 하드웨어 기능키를 통한 조작성이 주를 이루어야 할 것인데 여기에 부여된 가장 기초적인 기능조차 구현중인 기능에 따라 통일성을 갖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네비게이션 구현을 위한 거치대는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거치대에는 네비게이션 활용을 위한 인터페이스를 따로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달려 있는 기능은 오로지 네비게이션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거치대의 스피커 볼륨을 조작하기 위한 볼륨 단자마저 네비게이션 전용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USB 2.0 인터페이스를 적용했다.

USB 호스트 기능을 지원해 외장 백업장치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 네비게이션 유감

아이스테이션 T43에는 네비게이션으로의 기능이 들어 있다. 그리고 이 네비게이션 기능은 아이스테이션 T43의 가장 큰 특징이자, 주요 기능이다. 네비게이션의 경우 아이스테이션 T43 네비라는 별도의 패키지로 판매되기에 사용자는 네비게이션으로의 활용까지 주요 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을 쓰기 위한 목적에 아이스테이션 T43을 선택하겠다고 한다면 일단 재고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작인 아이스테이션 V43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아이스테이션 T43 역시 좋은 네비게이션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싶다.

구체적인 문제를 말하자면 이렇다. 우선 한 번에 읽어와야 하는 맵의 크기가 다소 크다. 맵이 큰 만큼의 장점이 있겠지만 하드디스크 타입의 네비게이션이 장점으로 꼽는 빠른 속도가 무색해지거니와, 이를 읽어들이는 시간으로 인해 나타나는 안내 지연 문제는 길을 지나치거나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까지 내포한다.

상당수의 네비게이션이 공통적으로 갖는 문제인 모호한 안내 방식도 여전한 문제고 꼽는다. 아이스테이션 T43의 네비게이션은 여기에 안내 방송이 너무 없다는 것까지 문제로 대두된다.

네비게이션 패키지. GPS 모듈은 거치대 일체형이다.

단순히 주행중인 길을 따라 곧장 가는 것이라 할지라도 크고 작은 교차로는 물론 Y자로 갈라진 도로, 주도로와 가지선의 구분이 모호한 도로 등이 산재해 있음에도 이에 대한 보완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런 와중에 나타난 주요 지명에 따른 고유의 이미지는 엉뚱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일례로 광화문 앞에 위치하면 광화문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나타난다. 네비게이션 시스템과는 전혀 무관할 뿐 아니라 위치 안내에 있어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GPS 모듈과 네비게이션 모듈의 이원적인 전원 시스템으로 인한 문제도 크다. 네비게이션은 아이스테이션 T43의 휴대용 모듈에 소프트웨어로 이식되어 있고 GPS 모듈은 거치대에 위치해, 차량의 내부 전원에 의해 동작한다. 따라서 네비게이션을 동작시키고 있더라도 차량에 전원이 공급되지 않는 한 네비게이션은 동작하지 않는다.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이를테면 네비게이션의 안내를 받아 어딘가를 여행 중에 있다고 가정하자. 여행 중 휴식을 취하기 위해 휴게소 등에 들어갔다. 운전자는 당연히 시동을 끄고, 키를 뽑아 차 문을 잠근다.

이렇게 되면 아이스테이션 T43의 네비게이션을 먼저 종료하지 않는 한 네비게이션은 지속적으로 동작하고 있지만 GPS는 꺼진다. 여기서 오작동이 일어난다. 심한 경우 GPS는 꽤 오랜 시간동안 복구되지 않으며 네비게이션만 믿고 길을 나섰던 운전자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물론 이 문제에는 수신율이 썩 좋지 못한 GPS의 문제도 한 몫 한다.

자동차에서 사용할 때에는 별도 외부 안테나를 연결해 수신율을 높일 수 있다.

거치대에 별도의 스피커가 있다.

다양한 기능성을 갖추고 있고, 각각의 기능마다 강력한 성능을 부여한 것이 아이스테이션 T43이다. 상당히 짜임새 있게 잘 만든 하드웨어이며 영상 지원 사양, 재생시간, 부가 기능의 유용성 등에서 무난한 수준 혹은 좋은 평가를 끌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이스테이션 T43을 종합 평가한다면 결코 좋은 기기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마치 서로 관련이 없는 양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주된 기능으로 들어간 네비게이션 패키지는 네비게이션을 신뢰할 수 없는 상황까지도 연출해낸다. 빛 반사로 인해 화면이 거울처럼 보이는 문제는 그저 작은 문제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PMP를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부여한 컨버전스 기기이기에 개연성을 기대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이 하나의 기기에 통합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는 어느 정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품을 만드는 쪽에서의 입장일 뿐, 이들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입장은 그렇지 못하다. 다양한 기능도 좋지만 이에 앞서 보다 쓰기 쉽고, 활용도가 높은 편이 소비자들에게는 더 와 닿는다. 어렵게 구현하여 넣은 기능이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차라리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기능에 보다 충실하도록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Buzz

장지혁 객원기자(rafalc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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