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김형범, '엇갈린 에이스의 명암'

2006. 9. 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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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지훈 기자] 13일 오후 한국과 중국에서 연이어 치러진 2006년 AFC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K리그 대표로 나선 울산과 전북엔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에이스'가 있었다.

울산의 에이스 이천수(25)는 '옛 스승' 움베르토 코엘류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챔피언 알 샤밥을 발판 삼아 유럽 무대 진출을 꿈꾸고 있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해외 진출을 노렸지만 수포로 돌아간 이천수에게는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이 우승, 오는 12월 열리는 세계클럽선수권대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 스카우터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게 최선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의 에이스 김형범(22)은 베어벡호 탑승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삼성하우젠K리그 전기리그와 AFC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맹활약하며 대표팀 승선이 유력했던 김형범은 교통사고와 부상 등이 겹치며 꿈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주말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북-인천전을 관람한 이유가 김형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두 에이스의 명암은 극단적으로 갈렸다. 이천수는 팽팽한 시소 게임을 벌이던 전반 22분 탁월한 돌파력과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곧이어 전반 28분에는 전매특허인 프리킥으로 이상호의 추가골을 이끌어냈다. 울산은 6-0의 대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반면 김형범은 0-1로 뒤지던 전반 36분 오른쪽 측면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가오린을 발로 가격해 퇴장당했다. 비기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중국 원정에서 선제골을 내준 전북은 수적열세에 몰려 이렇다할 반격을 펼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김형범은 오는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도 출전할 수 없게 돼 전력누수가 불가피하게 됐다.

중국 챔피언 다롄 스더, J리그 챔피언 감바 오사카 등과 '죽음의 조'에 처해 탈락 위기에 몰렸던 전북을 8강으로 이끈 것은 김형범의 원맨쇼 덕분이었다.

김형범은 감바와의 1차전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교체 투입돼 동점골과 역전골을 끌어냈고 패하면 탈락하는 다롄과의 최종전에서도 극적인 동점골과 쐐기골을 터트려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8강에서 퇴장당하면서 김형범은 준결승 무대를 밟기 위해 동료들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아쉬운 처지가 됐다.

[이천수는 '옛 스승' 움베르토 코엘류 감독 앞에서 맹활약, 에이스의 진가를 드러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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