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브라질vs프랑스① 브라질의 상처, 생드니의 굴욕 갚을까?

2006. 7. 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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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독일2006 본선 2라운드8강전: 브라질 vs 프랑스2006년 7월 2일 새벽 4시(한국 시간)/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주심: 루이스 메디나 칸탈레호 (스페인)

브라질과 프랑스가 드디어 다시 만났다. 2006년 7월 2일 새벽 4시(한국 시간)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방크 아레나에서 `삼바군단` 브라질과 `아트사커` 프랑스가 `FIFA월드컵 독일2006` 8강전 일정의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8강전 일정의 스타트를 끊은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 명명된 것과 마찬가지로 브라질과 프랑스의 대결 역시 결승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스타플레이어들의 명성만 놓고 따진다면 둘의 경기야말로 진정한 챔피언들의 격돌이라고 할 수 있다.

8강전에서 보기에는 이른감이 있는 빅매치 중의 빅매치. 86년과 90년에 남미와 유럽의 패권자였던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세계의 패권을 다퉜다면, 94년 월드컵 챔피언 브라질과 98년 월드컵 챔피언 프랑스는 근래까지도 남미와 유럽의 패권을 넘어 세계의 패권을 놓고 다퉜던 최정상의 팀들이다.

8강으로 오는 길

프랑스는 2002 월드컵과 유로2004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이며 정상의 자리에서 곤두박질쳤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던 스페인을 제압하며 다시 부활을 날개짓을 보이고 있다. 스위스, 대한민국과 차례로 비긴 것은 실망스러웠지만 토고전의 2-0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찾았고, 마침내 스페인전에서 월드컵 우승팀으로서의 관록을 보여줬다.

대회 직전까지 `언터처블`에 가까운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됐던 브라질도 막상 본선 무대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독일과 아르헨티나에 비해 파급력이 떨어졌다. 하지만 브라질 역시 일본을 4-1로 격파한 것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돌풍 가나를 16강전에서 3-0으로 완파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브라질 역시 크로아티아, 호주를 상대로 승리하긴 했지만 저조했던 경기력이 일본과의 경기를 통해 살아났다는 점에서 프랑스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계륵`으로 치부됐던 양 국의 수퍼 스타 지단과 호나우두 역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지단은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피워올리고 있으며, 호나우두는 월드컵 15호골로 통산 최다득점자에 올라 월드컵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브라질과 프랑스, 호나우두와 지단이 월드컵의 토너먼트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브라질팬들에게 무척 반가운 일일 것이다. 브라질은 이제야 8년전에 생드니에서 당한 굴욕을 되갚아줄 기회를 맞았다.

펠레와 플라티니, 팽팽한 대결의 역사

브라질과 프랑스는 지금까지 7차례 맞대결을 펼쳐 2승 3무 2패를 나눠갖고 있다. 득실차에서는 브라질이 10골을 넣어 9골을 기록한 프랑스에 1골 앞서 있다. 두팀은은 이미 월드컵 무대에서도 세 차례나 만나 인연이 깊다.

둘의 첫 만남은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이었다. 양 팀은 준결승에서 격돌했지만 `축구황제` 펠레를 앞세운 브라질의 전력은 절정에 달해있었다. 펠레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브라질의 5-2 완승. 브라질은 여세를 모아 결승전에서도 개최국 스웨덴에 5-2 승리를 이어가며 우승을 차지했다.

두 팀이 다시 만나기까지 28년이 걸렸다. 프랑스에게 이미 구원이라는 감정은 잊혀진지 오래였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전. 브라질은 지쿠, 소크라테스, 카레카 등을 앞세웠지만 미셀 플라티니가 버틴 프랑스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에 올랐다.

이후 1992년, 파리에서 가진 친선전에서 브라질이 2-0으로 이겼고, 1997 프레 월드컵에서 1-1로 비겼다. 97년 6월, 리옹에서 펼쳐진 이 경기에서 바로 카를루스의 유명한 초장거리 UFO 프리킥이 바르테즈를 넘어 골네트를 갈랐다.

1998년, 생드니의 굴욕

그리고 1년 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에서의 격돌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브라질 축구에 현재까지도 씻어내지 못한 치욕과 수모를 안겨줬다. 개최국 프랑스는 16강에서 남미 돌풍의 파라과이, 8강에서 우승후보 이탈리아, 준결승에서 파란의 주인공 크로아티아를 차례로 격파하며 월드컵 참가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랐다.

1994 월드컵 우승의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은 당시에도 최정상의 전력을 구가하며 우승후보 0순위로 지목되고 있었다. 브라질은 기대에 부응하며 칠레, 덴마크, 네덜란드를 차례로 격파하며 순조롭게 결승무대에 올랐다. 호나우두는 4골 2도움을 올리며 대회 MVP를 예약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호나우두는 최악의 컨디션을 보이며 4강전까지 보였던 눈부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그는 프랑스 진영에서 바르테즈 골키퍼와 충돌 이후 완전히 깔려 넘어지는 수모까지 겪으며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호나우두의 축구 인생에 최악의 패배였다.

팽팽한 접전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전반 27분과 후반 1분에 터진 지단의 벼락같은 헤딩골로 인해 완전히 기울었다. 브라질은 만회를 위해 총공세에 나섰지만 오히려 프랑스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프티에게 3번째 골을 내주고 완전히 무너졌다.

최강을 자부하던 브라질은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너무나도 무기력하고 굴욕적인 패배였다. 프랑스는 그렇게 새로운 황제 호나우두와 황금빛 삼바군단을 앞에 두고 8만명의 관중이 운집한 생드니에서 월드컵을 들어올렸다.

※ FIFA월드컵 프랑스1998 결승전 출전 선수 명단(굵은 글씨는 이번 대회 참가선수)

브라질: 타파렐 - 카를루스,바이아누, 아우다이르, 카푸- 히바우두, 둥가, 삼파이우(에드문두), 레오나르두(데니우손) - 호나우두,베베투

대기선수: 지다, 지오반니, 이메르송, 제르마누, 제 카를로스, 곤살베스, 안드레 크루즈, 제 호베르투, 도리바

프랑스: 바르테즈- 리자라주, 드사이, 르뵈프, 튀랑- 프티, 데샹, 카렘부(보고시앙) - 조르카에프 (비에라), 지단- 기바르쉬(뒤가리)

대기선수: 라마, 샤보니에르, 캉델라, 블랑, 피레스, 앙리, 디오메데, 트레제게

최강의 패권은 다시 브라질에게, 하지만 상처는 치유되지 못했다

월드컵 우승 이후 프랑스 축구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유로2000에서 우승하며 유럽의 패권도 그들의 몫이 됐고, 차기 월드컵 대회를 앞둔 2001 한국/일본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FIFA랭킹이 생긴 이래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브라질이 프랑스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생드니의 굴욕은 한순간에 최강자 브라질을 그들의 축구 역사상 최고의 위기로 내몰았다. 월드컵 결승전 이후 좀처럼 컨디션 회복에 실패하던 호나우두는 결국 치명적인 부상으로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떠났고, 브라질은 2002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속에 고전을 면치못했다.

2001년 수원에서 펼쳐진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전에서 브라질과 프랑스가 재회했지만 양 팀은 모두 주력 선수들을 제외하고 대회에 나섰다. 두 팀 가운데 좀더 괜찮은 선수 구성을 갖춘 프랑스가 2-1의 승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2 한국/일본 월드컵은 두 팀의 위치를 다시 바꿔놓았다. 호나우두가 부상에서 극적으로 회복한 브라질은 내리 7연승을 달리며 5번째 월드컵 우승에 성공했다. 호나우두는 오래간 월드컵 무대에서 이어져온 득점왕 6골 징크스를 �튼� 8골을 몰아치며 황제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

하지만 대회 직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프랑스는 피로누적에 이은 지단의 부상, 앙리의 퇴장이 이어지며 1무 2패에 무득점이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해버렸다. 프랑스는 4년만에 다시 월드 챔피언의 자리를 브라질에게 내줬다.

프랑스는 유로2004 무대에서도 8강에서 좌초하며 늙은 수탉이라는 비아냥 속에 쇠락의 길을 걸었다. 독일 월드컵 유럽 예선 역시 고전의 연속이었다.

반면 브라질의 승승장구는 계속됐다. 2005 코파 아메리카 우승과 2005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독일 월드컵 남미 예선도 1위로 돌파했다. 아드리아누와 카카가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호나우지뉴는 2004년과 2005년에 연속으로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호나우두는 남미 예선에서 10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2004년 FIFA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생드니에서 펼쳐진 브라질과 프랑스의 최강승부는 0-0 무승부로 맥없이 마무리됐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한 경기에서 브라질은 설욕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보냈다.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지만 아직 생드니에서 당한 치욕스러운 패배의 상처는 아물지 못했다. 만약 이대로 지단이 은퇴해버렸다면 브라질은 98년의 상처를 다시는 돌이키지 못할 수 있었다.

축구의 신은 결국 가장 극적인 무대, 월드컵을 통해 이들을 다시 만나게 했다. 98년의 영웅들이 아직 전력의 중심으로 자리한 마지막 무대.

브라질의 황제 호나우두 (29,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의 황제 지단 (34,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의 왕 호나우지뉴 (26, 바르셀로나)와 아스날의 왕 앙리 (28, 아스날), 새로운 왕의 후계자로 떠오른 호비뉴 (22, 레알 마드리드)와 리베리 (23, 마르세유).

브라질이 프랑스를 완파하며 세계 최강의 자존심에 남은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인지, 유럽축구연맹이 선정한 20세기 최고의 선수 지단이 은퇴를 앞두고 다시 한번 브라질에게 치욕의 패배를 안길 것인지, 최강자들의 격돌이 양 국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 양 팀 예상 선발 라인업

브라질 (4-4-2): 지다(GK) - 카를루스, 주앙, 루시우, 카푸 - 호나우지뉴, 지우베르투 시우바, 제 호베르투, 주니뉴 페르남부카누 - 호비뉴, 호나우두 /감독:파헤이라

프랑스 (4-2-3-1): 바르테스(GK) - 아비달, 갈라스, 튀랑, 사뇰 - 마켈렐레, 비에라 - 말루다, 지단, 리베리 - 앙리 /감독: 도메네크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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