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키우는 풍산개

2006. 7. 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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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모성애가 종(種)의 장벽을 뛰어 넘었다.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지회장 한갑수(52)씨의 풍산개가 인근 야산에서 구조된 고라니 새끼를 자기 자식처럼 젖을 먹이며 키우고 있는 것으로 1일 확인됐다.

한씨가 지난 20일 적성면 한 농가 비닐하우스에 고라니 새끼가 버려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자 그의 5살 난 풍산개가 새끼 고라니의 몸을 핥아주고 젖을 물려주고 있는 것이다.

한씨는 "어미 고라니가 하우스에서 새끼를 4마리 낳았는데 다음날 보니 이 고라니만 남았다고 마을 주민으로부터 들었다"며 "발견 당시 비에 흠뻑 젖어 눈도 못 뜬 상태로 쭈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풍산개는 같이 키우고 있는 어미 진돗개가 젖이 떨어지자 새끼 진돗개에게 자신의 젖을 줄 정도로 평소 모성애가 남달랐다"며 "그래도 고라니와 개는 앙숙이라는데 이렇게 애지중지 키우는 모습에 놀랐다"고 말했다.

한씨는 고라니가 풀을 뜯어먹을 정도로 자라면 야생적응 훈련을 시킨 뒤 방생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사람도 자기 자식을 버리는 세상인데 다른 종의 새끼를 키우는 개가 기특할 따름"이라며 자신의 개를 자랑스러워했다.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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