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가계!

2006. 5. 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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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기운이다. 겨우내 움추린 몸과 맘을 활짝 지기개 펴고 지천으로 풍기는 봄내를 맡는데 봄산행만한 것이 또 있을까. 봄 햇살에 앞다퉈 꽃망울을 틔우고 보드라운 싹들이 올망졸망 솟는 모습이며 폭신한 땅을 밟을 때의 충만함, 바람이라도 살랑 불어오면 상쾌함을 주는 나무향...이것이 바로 봄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산들 중에서도 이런 산행을 즐기는데 더없이 좋은 곳을 뽑으라면 주왕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름다운 경치는 물론이요 두서너 시간으로 일반 평지처럼 무리없이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주왕산은 그만큼 매력적이다.

주왕산(721m)은 경북 청송군에 있으며 안동에서 한 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옛날 중국의 주왕이 숨어 살았다는 전설이 내려져 오고 있으며 바위로 병풍처럼 둘러쌓여 있다해서 석병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주왕산.

산이라하면 높이로 승부를 건다든지, 아님 산이 걸쳐있는 면적으로 압도하거나 혹은 알록달록 단풍의 화려함으로 뽐내어 산세의 웅장함과 화려함으로 나름대로의 위상을 가지고 있으리라 본다.

기껏해야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 봄..'의 촬영장소인 주산지가 있는 곳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내게 주왕산은 내가 봐온 산중에 높이도 아니요 면적도, 단풍도 아닌 감히 '한국의 장가계'라 칭하고 싶다.

2년 전에 갔던 중국 호남성의 장가계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태어나서 장가계에 가보지 않았다면 100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1992년 국가로부터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됐으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개최를 위해 현재 한창 개발중에 있는 곳, 장가계. 자연이 이뤄낸 기암절벽과 원시림의 조화는 중국의 속담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장가계 전경.

우쭐우쭐 솟은 90°이상의 절벽이 마치 하늘로 승천하는 용의 비늘처럼 솟아있고 그 흙 한줌 없는 바위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생명력과 맑게 흐르는 물은 천지만물의 공생을 깨닫게 한다. 운무라도 자욱하게 산을 휘어 감으면 그 속에서 속세의 고민들은 한낱 떨어지는 나뭇잎보다 못한 듯하다. 아무리 세상사에 연연한 이라도 이 절경 앞에서는 물욕을 다 떨친 신선이라도 될 법한 것이다.

주왕산을 등반하면서 장가계의 축소판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절경이 있구나' 하는 벅찬 감동이었다. 주왕산의 명소로는 제1. 2. 3폭포가 연 이어져 있으며, 기암. 자하성. 시루봉. 급수대. 향로봉 등이 주왕산 11경으로 불린다. 그야말로 주왕산은 암봉과 절벽, 폭포, 전설 등이 함께 어우러진 곳이라 할수 있다.

특히 주왕산의 최고봉인 왕거암을 오르는 계곡코스는 이곳 사람들이 절골 또는 신술골로 불리는데 좁은 협곡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절벽 거기에 아슬하게 걸린 소나무와 단풍... 그 사이를 돌아 흐른는 청류. 가히 절경중에 절경이라 불릴만한 곳이다.

주왕산.

이곳을 둘러 볼 경우라면 입구 (상이전)에서 들어가는 주산지 노거수를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영화와 달력의 표지그림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주산지는 수백년 묵은 노거수가 물에 잠겨 자라는 모습으로 이곳 청송군이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주왕산이 주는 아름다움에 취해 넋을 잃고 돌아다녔다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갈해주는 달기약수를 놓쳐서는 안된다. 청송읍에서 주왕산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달기약수는 옛부터 널리 알려진 유명한 곳으로 탄산수와 같은 톡 쏘는 물맛이 성인병에 효험이 있다 하여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주왕산 산행으로 맑아진 몸과 마음에 약수물 한잔이 건강까지 보태주는 듯 하다.

우리네 산하에도 장가계 못지 않는 자연의 비경이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준 주왕산. 화창한 어느 봄날 주왕산에서 느낄 감동은 여태 맛보지 못했던 큰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주저없이 추천할 명소로 주왕산을 얘기하리라.

국정넷포터 김순희(lorf74@fo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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