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색채의 마술사' 클레 국내 첫 전시

2006. 4. 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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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서양 회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파울 클레(1879-1940)의 작품 세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남긴 작품이 9천100점이나 되는데다 초기부터 후기까지 작품의 재료는 종이, 삼베, 판지, 파스텔, 수채물감, 유화, 펜까지 다양하고 기법도 천차만별이다.

음악가 집안 출신, 작은 체구에 예민한 지식인이던 그는 관객을 압도하는 대작보다는 16절지 정도 화폭에 신경질적으로 그린 드로잉이나 채색화를 많이 남겼다.

독일 출신이지만 나치에 의해 '퇴폐적' 미술가로 몰려 1933년 스위스 베른으로 이주한 뒤 피부가 썩어가는 희귀병을 앓는다. 1940년 숨지기 몇 년 전부터 몸이 불편해서인지 굵고 거친 선이 등장하고 색채도 더 강렬해진다.

피카소, 마티스, 칸딘스키, 몬드리안 등과 같은 시기에 활동해 이들과 영향을 주고받았지만 어느 화파에 속한다고 볼 수 없는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했던 화가다.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미술관이 SOMA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꾼 후 재도약을 다짐하는 전시로 파울 클레의 국내 첫 개인전 '눈으로 마음으로'를 7일 오픈한다.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줄타기 곡예사'와 같은 테마로 만든 석판화 '줄타기 곡예사'(1923년), 종이에 물감과 목탄으로 물고기 비늘같은 바탕 질감을 만든 후 사람을 그린 '미래의 남자'(1933년) 등이 눈여겨볼 작품들이다.

'T를 둘러싼 격자 무늬와 뱀 같은 선물' (1939년), '죽음의 천사' (1940년) 등 병이 깊어질 때 만들어 서명도 제대로 못했지만 강렬한 색채와 선, 몽환적인 분위기의 유화들도 관심을 끈다.

종이 위에 펜으로 선을 계속 이어 그려 편집증이 엿보이는 작품 '오르페우스를 위한 동산'(1926년), 1914년 튀니지 여행의 영향이 깊이 묻은 듯 고운 색깔로 면을 분할한 작품들이나 피라미드를 형상화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판화 4점, 유화 8점, 수채화 21점, 드로잉 19점 등 약 60점이 전시되고 어린이들을 위한 클레 그림 체험 코너 등도 마련돼있다. 전시는 7월2일까지.

서울대 김영나 교수가 전시를 총괄 지휘했고 베른의 파울 클레 미술관 소장작품이 대부분이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 ☎02-410-1066.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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